-가을 달빛산 (秋月山, 731m)
* 2006.10.29,
며칠 전 에세이 한 권 출간 기념회를 빛고을 광주에서 해 주겠다는 산그라 친구의 전화 한 통을 받고 어찌나 겸연쩍던지. 금년 초에도 산그라 부부의 진수성찬의 수라상을 체험했던 우리 부부는 오늘도 고마움보다는 미안한 마음으로 일곡당의 초인종을 누른다. 서울의 화씽님과 그림자, 임거정님 부부, 정읍의 황금오리 부부와 우리 부부가 산그라 부부댁에 하나 둘 모여 축하연을 핑게로 상에 오른 홍어회와 송순주 그리고 복분자주로 얼굴에 붉은 페인팅 시음회를 열며 밤도 잊은채 깔깔대소회를 열었다.
이튿날 술이 덜 깬 얼굴을 숨긴 채 일행은 담양의 추월산을 찾았다. 보리암정상을 거쳐 추월산 정상에 서니 발밑에 담양호가 넉넉하게 산을 품고 있다. 건너 편엔 산성산이 금성산성을 거느리고 북쪽으론 수리봉너머 깃대봉이 자리하고 멀리 심적산이 아스라이 서 있다. 언제나 만나면 즐겁고 웃음 꽃 피는 개그가 재밋다. 이 자리를 빌려 친구들의 정이 고맙고, 특히 산그라 부부가 준비해 준 거창한 만찬 식탐으로 화답드릴 수 밖에 없는 우리 부부의 찐한 마음의 정을 건네며 ...
-가을연가
어젯밤 꿈길 속으로 배달된
우표 한 장 달랑 붙은
발송인 미상의 백지 엽서 한 장
잊혀진 세월 속에서 나이를 센다
그대
머물다 간 빈 자리
얼룩진 점 하나로
추억의 나이테 하나 그으매
하늘거리는 솔바람 등걸에
그리운 빈 마음 무등태워
답신을 대신한 채
추월산 고갯길 산그림 속으로 숨기고
오늘도 기약없이
그대를 그대를
정녕 이 가을 속으로
떠나 보내야만 하는가
* 추억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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