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경동시장

천지현황1 2007. 3. 3. 20:23

-경동시장

 

  요즘 큰 애가 회사 격무로 지칠대로 지쳐 안타까운지 아내는 기를 보해 주어야겠다며 소족을 곱더니 수삼 몇 뿌리를 사러 경동시장엘 가잔다. 재래시장엔 생기가 돌아 가끔 집에서 조금 떨어진 둔촌 재래시장에 따라 가 보았고 성남 모란시장에도 구경가 본 터라 두 말 없이 선뜻 따라 나섰다. 지하철을 세번이나 갈아타면서 제기역에서 내리자 한약 냄새가 코 끝에 와 닿는다. 많은 인파를 헤치며 인도에 쌓인 여러가지 약재들을 구경하는 맛이 심심하지 않다. 보성에서 방금 올라왔다는 파 장수는 인도에 산더미처럼 파를 쌓아 놓고 "두 단에 천원, 천원"하고 외쳐댄다.팔뚝보다 더 굵은 칡 뿌리가 길가에 쌓여 있고, 이름 모를 약재들이 수북하게 인도를 점령하고 있다.

 

 내일이 정월 대보름이라 시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과 뒤 엉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재미가 쏠솔하다. 여러가지 산나물을 파는 가게를 지나는데 서로 손님을 잡아당긴다. 딸기도 한 팩에 2,500원의 가격표가 붙어있다. 아마 우리 동네 수퍼에서는 5`6천원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곳은 훨씬 싸다. 코너에 큰 인삼 가게가 있다. 수삼이 6년근을 필두로 그만그만한게 값이 여러 층을 지어 줄지어 간택되기를 기다린다. 우린 시장 구경을 할겸 길을 건너 광성상가로 들어간다. 광성시장엔 손님들로 빼곡하다. 마치 한달 전에 본 오사카 신사이바시와 도돔보리 시장같다.  

 

 경동시장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의 70% 정도가 이곳에서 유통된다고 한다. 시장은 동대문구 제기동, 용두동, 전농동일대에 경동약령시, 경동신시장, 경동구시장, 경동빌딩, 한솔동의보감, 기타 유사시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흔히들 경동시장이라고 불리운다. 규모는 인근 유사시장 면적 포함 약10만㎡이다.6ㆍ25 전쟁 이후 서울 사람들의 생활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경기도 북부 일원과 강원도 일대의 농민들이 생산·채취해 오는 농산물과 채소 및 임산물들이 옛 성동역(城東驛:현 한솔동의보감 자리)과 청량리역을 통하여 몰려들었다. 이것들의 집산지로서의 공간이 필요하였고 또 그 반입과 판매를 감당하고자 전토(田土)를 매립한 공지(空地)에서부터 장사를 벌이기 시작하면서 자연히 시장이 형성된 것이 시작이다.

 
 상가 2층엔 인삼 전문매장이 있다. 그곳에 올라 가 보니 손님이라곤 우리 두 내외 뿐이다. 가게 주인들이 서로 자기 가게로 오라는 표정으로 빤히 쳐다본다. 안 쪽을 둘러 볼 셈으로 갔었는데 걸음이 도대체 떼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첫 가게에서 흥정하고 값을 치루고 계단을 내려왔다. 말끔하게 단장된 실내 분위기와는 달리 손님이 없으니 얼마나 울상일까? 비싼 가게 세가 걱정될 텐데 손님이 없어서 큰 일이라고 오히려 아내가 걱정해준다.

 

 나물가게에 들러 내일 쓸 나물 몇 가지를 고른다. 오는 길에 대추 가게에 들러 붉은 대추 한 되를 샀다. 싸전 처럼 대추가 담겨진 그릇에는 어김없이 국산이란 팻말이 값과 함께 나란히 서 있다. 요즘 중국산이 하도 많이 들어오니 우리 국산이란 표시가 상품(上品)이란 표시인듯 하다. 다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구경을 한다.사람 냄새가 나는 것이 좋다. 팔 순 할머니가 좌판을 벌려 놓고 졸고 계시는 모습도 눈에 띈다. 길가 포장마차에서 따끈따끈한 붕어빵 네마리를 잡아 아내에게 두마리를 건네준다.

 

* 제기역 3번 출구---경동시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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