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호반도시 춘천 포토기행

천지현황1 2007. 3. 26. 16:14

-호반도시 춘천 포토기행 (2007.03.25)

 

*이디오피아 전적 기념관-공지천 조각공원-물시계 전시관-옥광산-소양댐-신장절공 묘역-김유정 문학촌

 

 도심을 훌쩍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그 곳이 꼭 산이 아니어도 좋다. 안개가 자욱 끼어 있으면 더욱 운치가 좋으련만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북한강을 거슬러 북으로 달리는 차창가엔 싱그러운 봄기운이 완연하다. 눈 앞에 펼쳐 보이는 푸른 물줄기가 가슴 속까지 스며드는듯 하다. 오랜만에 속삭이듯 흥얼거리는 아내의 콧노래가 귓전을 맴돈다.

 양평,가평을 지나 강촌에 닿으니 의암댐이 의암호의 물을 가두고 '강촌에 살고 싶다'고 봄을 노래한다. 이따금씩 등산객이 삼악산 들머리를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등선폭포의 물줄기도 봄을 노래하고 있겠지. 저 지난해의 겨울 등선폭포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차를 공지천 공원으로 몰았다. 공지천에는 운동나온 춘천 시민이 많다. 젊은 여성 두사람이 공지천 둑을 썬그라스를 끼고 양팔엔 등산 폴스틱을 짚고 폼하게 걷고 있다. 폼나게 걷는 모습에 조각공원 위치 묻기가 좀 멎적어 그냥 지나친다. 조각공원을 찾아 왔는데 우린 교량 반대편 공지천 공원에 주차한 셈이다. 차를 돌려 교량을 건너 이디오피아 전적 기념관 앞에 주차하고 기념관부터 둘러본다.

 

#아름다운 우정의 나라, 이디오피아

 

 세계 여러나라 가운데 가난한 나라로 내 뇌리 속에 각인된 이디오피아는 그저 가난한 나라로만 각인되어 왔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아프리카 오지 속의 작은 나라라고만 생각했던 나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주는 계기가 된 오늘 나는 한없이 부끄럽기만하다. 그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6.25 전쟁 때 우리를 도와주기 위하여 6,000여명이 파병되어 121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전상을 입었다는 기록을 보았을 때 고마운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이 교차한다. 전시관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공지천 참전비 앞에 서서  희생된 영령들에게 감사의 묵념을 올렸다. 아울러 내 세계 여행 목록에 이디오피아를 첨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공지천의 명소, 조각공원

 

 공지천엔 보트장, 조각공원, 운동장 그리고 이디오피아 참전관까지 호수와 어우러져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 조각공원안엔 김유정 문학비를 비롯하여 2~30여점의 조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잠시 잔디 밭에 앉아 해바라기를 한다. 한 쪽에 물시계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 세종 시절 장영실이 '자격루'를 제작했는데 덕수궁에 안치되어 있다. 그런대 어인 일로 춘천에 물시계 전시관이 있는지 안내인에게 물어 봤더니 춘천에서 '물의 축제'를 하면서 세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전시관 안에는 춘천의 옛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같이 하고 있어 춘천의 옛모습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참관하는 동안 11시 정각을 알리는 자격루 조형물들의 북소리가 재미있게 귓전을 울린다.

 

#옥광산을 찾아

 

 춘천엔 옥광산이 있다는 예비 지식을 얻어 들은 터에 옥광산을 찾아 보기로 하고 내비게이션으로 탐색해 보나 검색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옥광산을 찾아갔다. 소양강 가는 길목이라 쉽게 찾을 줄 알았는데 두서너번을 더 묻고서야 소로길을 돌아 '옥산가'를 찾았다. 옥산가에는 옥침대며 옥을 소재로 한 악세사리 기념품 매장이 옥체험장과 함께 있다. 옥체험을 할까 하다가 아내가 그리 내켜 하지 않아 그만 두고 발길을 소양댐으로 옮긴다. (참고로 옥광산을 내비게이션으로 검색할려면 '대일광업주식회사'로 검색하면 된다)

 

#소양강 처녀는 어디로 가고 물빛만 푸르구나

 

 소양강하면 처녀 뱃사공이 생각나고 고려시대 건립된 사찰 청평사가 생각난다. 젊은 시절 배를 타고 청평사에 들린 적이 아련하게 기억에 가물거린다. 산을 좋아 하면서도 아직 오봉산은 미답의 산이기도 하다. 시장기가 들어 춘천 닭갈비로 점심을 할 생각이었는데 소양댐 정상에 서니 먹거리 비닐촌에서 호객하는 소리에 무작정 인심좋게 생긴 어느 아주머니집으로 들어가 간이 식탁에 앉는다. 빙어튀김 한 접시에 동동주 한 잔을 시키는데 홍합 국물을 서비스로 내 놓는다. 아내는 군밤 한 봉지와 찐 옥수수 한 개를 더 사서 휴대하고 선착장으로 내려선다. 바람이 몹씨 불어 모자가 날라가려고 한다. 유람선 타는 것을 포기하고 동부휴게소에 들러 커피 한잔 하려고 문을 들어서려는 순간 내부 공사중이란 팻말이 길을 막는다.

 

#솔바람도 명당자리가 탐나는지 오래 머무는 곳, 신숭겸 묘역 

 

  소양댐을 내려와 신장절공묘역을 찾아 길을 달린다. 우리나라 4대 명당 중 하나로 치는 묘역은 산세가  수려해서인지 묘역이 있는 마을이 박사가 많이 배출된다고 해서 박사마을이라고 불린다. 왕건을 추대해 고려를 세운 개국공신 신숭겸의 일화 한토막이 쓸쓸하게 전해온다. 대구 금호강 건너 공산전투에서 견훤과 싸우던 중 태조 왕건이 위험에 처하자 신숭겸은 자신의 옷과 왕건의 옷을 서로 바꿔 입고 왕건을 위험에서 구해내고 자신은 왕의 옷을 입은 채 목이 베인다. 훗날 왕건은 신숭겸을 후하게 장례를 지내주고  도굴을 방지하고자  시신은 하나인데 1기3분의 특이한 묘역을 조성한다.장절공 신숭겸 장군은 원래 전라도 곡성 사람으로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은 충신이었더라.절장공  묘역에서 뒤 돌아 본 춘천 시내의 모습이 정겹다. 묘역 주변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그 시절을 노래하며 봄바람을 잠재운채 솔향을 짙게 내 품는다.

 

#봄.봄/동백꽃의 작가 김유정 문학촌 (실레마을)

 

 금병산 자락에 1930년대 한국 단편문학의 대표작가 김유정 문학촌이 자리하고 있다. ㅁ자형 생가와 전시장에는 그 시절 그 때의 시대상이 담긴 전시물들이 길손을 맞이한다. 서른 여덟의 왕성한 나이에 문학의 열정을 불사르고 꽃같이 시들어간 그의 삶이 녹녹하게 녹아있다. 그 시절은 배�음 때문인지 왜 그렇게도 일찍 세상을 버렸는지 애잔하기만하다.

 문학촌을 나와 길을 달리다가 좀 크고 깔끔하게 보이는 음식점 마당에 차를 대고 춘천 닭갈비와 소주 한잔으로 늦은 점심을 들고 운전대를 아내에게 맡기고 차창가에 빛친 의암호 물줄기를 바라보며 눈을 감는다. 남이섬까지 들릴려고 했는데 아내는 그냥 지나쳐버린다. 아마 낮 술에 화가 난  걸까?

 

 

1.이디오피아 전적 기념관

 

 

 

 

 

 

 

 

 

 

 

 

 

2.공지천 조각공원

 

 

 

 

 

 

 

 

 

 

 

 

 

 

3.물시계 전시관

 

 

 

 

 

 

소양댐

 

 

 

 

 

 

 

5.신장절공 묘역

 

 

 

 

 

 

 

 

6.김유정 문학촌 (실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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