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와 대간 마루금을 바라보며 걷는 길 (강릉 괘방산,399m)
* 2009.01.05 / 안인진리(10:00)-삼우봉-괘방산-정동진(13:15)--------8.37km
(출처:한국의 산천)
1996년 9월 어느 날이었다.동해바다의 밤바람을 타고 잠수정을 이용하여 북한 무장공비 10 여명이 침투한다.그들은 이 산 길에 달라붙어 몸을 숨긴다.이 낌새를 눈치챈 어느 택시기사의 신고로 군경 합동작전으로 그들의 소탕작전에 나선다.그들은 괘방산 북릉을 타고 도주한다.화비령과 청학산을 거쳐 북상하다가 결국 자진한다.TV에서 보도했던 희미한 기억이다.오늘 우리가 걷는 이 길은 예전 무장간첩 도주로를 쫓아보는 코스다.괘방산은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동명 해수욕장에서 서쪽으로 괘방산(339m) 정상이 솟아 있다.산 능선 길에선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바라보인다.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대간 마루금이 하늘금을 이룬다.강릉시에선 이 코스를 안보체험 등산로를 개설하여 시민들에게 개방하게 되었다.
오늘 들머리엔 버스 3대가 거의 동시에 산객들을 풀어놓는다.들머리 오름길은 정체다.음달엔 눈이 녹지 않아 제법 미끄럽다.정체 중에 아이젠을 차는 산객들이 많다.가다 서다를 반복한다.뒤 돌아 본 바다 풍경은 가슴 속까지 시원하다.나즈막한 산길을 공비들은 그 당시 두려움 속에 한 걸음에 달렸을 것이다.사상이 뭐길래 그들은 그런 길을 걸었을까? 왜 분단의 역사는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을까? 산행 내내 머릿 속을 맴도는 화두다.그 산길을 걸으며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을 바라본다.그리고 희망과 지난 역사를 동시에 머릿 속에 그려본다.세월은 또 흐르고 역사는 이렇게 또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09.01.04)
* 산행사진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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