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꿈을 꾸며 (동두천 마차산)
주말마다 대자연을 호흡하고 새소리를 듣는 일은 즐겁다.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기회이기도 하다.나는 시골 태생이다.그래서 그런지 도시의 번잡함이 싫다.직장따라 상경하여 생활한지 훌쩍 30년이 넘었다.은퇴하면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귀향하리라는 소망을 가졌었다.그러나 정작 자유인이 되었지만 아직 그 꿈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다.핑게는 있다.아직 아내가 직장을 정리하지 못한 탓 때문이다.
주말마다 전국의 높고 낮은 산들을 다니면서 귀향에 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한 곳에 정착해서 사느니 이곳 저곳 유랑하며 살기로 작정했다.아내와도 이미 합의를 보았다.서울 근교에 근거지를 두고,해남에서 보름,정선에서 한 달,제주에서 두 달,일본 시코쿠섬에서 석달 이런식으로 거쳐를 옮겨가며 사는 방법이다.얼마나 근사하고 설레는 삶이지 않은가.그곳에서의 짧은 기간이지만 시골 장터도 돌아보고 인근의 산들도 오르고,유적지도 답사하는 꿈은 꿈만으로도 언제나 즐겁다.일주일이 열흘이 되고,보름 예정의 그 곳 생활이 한 달로 연장된 들 무엇이 조급하겠는가.자연을 즐기고 생활을 즐기면 그 아니 기쁘겠는가.
오늘도 그런 꿈을 안고 동두천 마차산 산행을 한다.복잡한 도시를 잠시 떠나 한적한 산길을 걸어보라.일주일간 빠른 생활리듬 속에 찌든 몸과 마음이 해방감을 맞는다.마차산은 한북정맥과 연결되어 있다.한북정맥은 남서쪽으로 이어지다가 꾀꼬리봉 직전에서 한북정맥을 이탈해 북서쪽으로 갈라지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이 소사고개를 지나 북진하다가 설마치고개에서 산세를 낮추다가 살짝 들어올린 산이 감악산이다.감악산에서 임진강에 막혀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빚어 놓은 산이 바로 마차산이다.산세는 작지만 완만한 육산이라 트레킹하기엔 좋은 근교산이다.오늘은 운무가 끼어 시계가 흐리다.그러나 마음만은 자유롭게 시공을 넘나든다. (2009.01.18)
* 산행사진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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