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필(落筆)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 / 시오노 나나미

천지현황1 2010. 1. 16. 14:10

-로마멸망 이후의 지중해세계 

 

 

 

 

영고성쇠는 역사가 밟는 길인가. 역사를 살피다 보면 흥망성쇠의 변화는 밥 먹듯 되풀이된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 인생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로마제국도 그 예외는 아니다. 위대한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15년에 걸쳐 대작 <로마인 이야기> 15권을 상재하고 지난 연말에 로마멸망이후 7세기부터 18세기까지 1천년 동안의 지중해세계의 흥망성쇠를 다룬 책을 상, 하권으로 집필해냈다. 로마멸망이후의 지중해세계는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 지중해를 중심으로한 패권 다툼의 시대다.

 

 지금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그 세계가 가장 매혹적인 관광지로 변모되어 있으나, 그 당시의 지중해 연안은 해적들에게 분탕질 당하고 사람도 살지 않는 불모지의 땅이었다는 사실은 역사만 알고 있는 듯 하다.

 

 동로마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가 37년간의 치세동안 멸망한 서로마제국의 영토 대부분을 탈환해 놓고 죽은지 5년 쯤 후인 서기 570년에 아라비아반도의 메카에서 무함마드가 태어난다. 그가 포교를 시작한지 20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에 아라비아반도의 절반을 이슬람화했다. 그가 죽은 후에도 이슬람은 아라비아반도를 제패하고 비잔티움제국까지 정복하고 지중해의 강자로 부상한다. 결국 기존의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이 지중해를 중심으로 대충돌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 시기 1000년의 충돌을 그의 저서에 담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로마인의 이야기>처럼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를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국외인이 그 많은 사료를 검토하고 외국의 역사를 집필하는 그의 열정에 경외의 찬사를 보낸다. 저자 덕분에 기원 전에서부터 시작해 18세기까지 지중해의 역사를 돌아 본 소중한 기회였다. 역사 뒤안길에서 「공존공영」을 주창했던 카이사르의 로마제국은 지금 어디메쯤 가고 있는가?  유일신을 주장하는 두 종교의 다툼은 왜 끝이 없어 보일까? 내 종교가 중하면 상대 종교도 배려할 줄 알아야 진정한 종교 아닌가? 나는 감히 말한다. '종교와 신도 모두 인간이 만들었다', 또 '종교와 신을 신앙하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다', '올바른 신앙과 수행은 별개가 아닌 합일이어야 하고 그만큼 어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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