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대박 산행길 (영동 백화산)

천지현황1 2011. 9. 6. 06:52

대박 산행길 (영동 백화산)

 

* 2011.09.04 / 우매리 잠수교(09:50)-주행봉-755봉-고개4거리-잠수교(15:30)

 

가을하늘에 매료되었습니다.차창가에서 연신 디카 셔터를 눌러댑니다.마치 처음 보는 하늘인양 신기합니다.동심의 세계로 빠져듭니다.새털구름 속으로 자꾸 눈길이 갑니다.가을하늘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느껴보는 듯 마음이 많이 달뜹니다.금년 여름은 유난히도 장맛비가 여름내내 내렸습니다.곳곳에 많은 물난리를 냈지요.그리고 여름이 가는 듯 하더니 늦여름 더위는 하고 가는군요.어제까지만 해도 서울 기온이 30도가 넘었습니다.초가을을 자꾸 뒤로 밀칩니다.그러나 오늘은 완연한 가을입니다.차창 밖 하늘이 가을을 나타내는 증표입니다.

 

 

 영동소재 백화산은 초행길입니다.전국에 산재해 있는 산들을 많이 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답의 산이 많습니다.오늘은 예감이 좋습니다.보다 많은 들꽃 숲꾸러기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팍 들어옵니다.주행봉 정상을 오르는 길 들머리에서 잠깐 고민을 합니다.일행과 다른 길을 선택하고자 함이지요.그래야 숲꾸러기들과 조용한 밀애를 즐길 수 있어 우측 오름길을 택합니다.산 들머리에서 낭아초와 빨간 오이풀이 반갑다고 인사를 청합니다.

 

  (낭아초)                                                                                 (오이풀 )

 

 

 노란망태버섯이 자태를 드러냅니다.앞서 가던 아내가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칩니다.그림에서만 보던 그 버섯이라고 소리쳐 부릅니다."아니,노란망태버섯을 처음 보았다니,검단산에서도 보고 영장산에서도 보았지 않소".그러나 그녀는 실물은 처음이라고 많이 좋아합니다.'남편 잘 만난 덕'이라고 할까 하다가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또 그 소리'라고 핀잔 받을게 뻔하니까요.그러나 사실은 사실 아니겠습니까? 잠깐 노란망태버섯 좀 구경하고 가지요.

 

  

 

 

 주행봉 오름길에서 뚝갈,사상자,삽주,넓은잔대 등 많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삽주와 넓은잔대는 초면이었지요.도감에서만 보아 오던 친구들인데 이렇게 직접 수인사를 하고 나니 십년지기처럼 느껴집니다.조금 높은 산이라서인지 두메고들빼기를 제일 많이 만났습니다.꽃며느리밥풀도 빨간 꽃을 달고 숲 속 여기저기서 우리를 불러댑니다.산 정상으로 가까이 갈수록 힘은 들지만 새로운 숲꾸러기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들떠 있습니다.제비꽃이 얼마나 예쁘게 잎을 디자인하고 나왔는지 아내가 칭찬을 많이 했답니다.정명은 '알록제비꽃'입니다.숲꾸러기 친구들이 바지 가랭이를 붙드는 통에 산행 길 진도가 늦습니다.그래도 마냥 즐겁습니다.요즘 들어 제일 만족스런 들풀탐사 산행입니다.

 

정상 부근에서 산부추,우산나물,흰진범 등을 만나고 한성봉을 넘어가는 바위능선길을 탑니다.

 

 

 

 한성봉(포성봉)을 돌아 내려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체했습니다.고개사거리에서 잠수교로 내리는 길을 택합니다.지루한 내림길 끝에 뻐꾹나리와 이삭여뀌의 영접을 받습니다.백합과의 뻐꾹나리도 초면입니다.우아한 모습으로 필자에게 다가섭니다.

 

 

 

오늘은 대박산행입니다.필자의 싱글벙글대는 모습에 아내도 덩달아 벙글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