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객산은 선법사를 품고 (하남위례길)

천지현황1 2012. 2. 23. 10:02

 

* 2012.02.22 / 집 (15:05)-샘재-객산-선법사-덕풍천-집(18:05)

 

잠시 1~2년 산다고 하남에 옮겨와 사는데 이곳이 살기에 꽤 좋은 입지다.가까이 검단산이 있고 예봉산이 지척이다.팔당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한강 물길이 팔당대교 밑을 지난다.공장이 없어 맑은 공기는 덤이다.그래서 아예 눌러 앉을까도 생각중이지만 3년 후엔 전국을 유랑하며 살 생각이라 쉽게 단안을 내릴 일은 아니다.

 

 가장 느린 걸음으로 둘레길을 가끔 찾기도 한다.하남에는 작년부터 하남위례길이라 하여 네 코스, 64km에 달하는 둘레길을 작명해놓고 선전한다.이름하여 제1코스는 위례사랑길(5km),2코스는 위례강변길(13.5km),3코스는 위례역사길(5.8km)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례둘레길(39.7KM)가 만들어져 있다.전 구간을 다 다녀 보았는데,그 중 위례둘레길의 객산코스를 가 보지 못했다.

 

 벌려논 일을 대강 정리하고 배낭에 녹차 한 통만 달랑 넣고 둘레길을 걷는다.마방 앞 샘재마을에 당도하니 팻말이 길을 인도한다.가파른 능선을 오르니 편안한 숲 길이 객산까지 계속 이어진다.왼쪽으론 고속도로가 지나 소음이 심하나 얼마 지나 익숙한 음으로 들려온다.아까시나무와 소나무가 많아 숲을 이루는 길이다.지금은 아카시나무엔 콩과 열매만 대롱대롱 나무에 붙어 겨울을 난다.

 

 조용한 숲 속 여행은 나목으로 쓸쓸하게 겨울을 지내는 숲 길을 지나 전망이 확 트인 객산까진 샘재 마을에서 부터는 한 시간쯤 걸린다.노부부를 만나고 교산동에서 올라 온 산객 한 분 그리고 급히 산을 오르는 젊은이 한 사람이 내가 만난 산객의 전부다.이처럼 이 코스는 아직 발길이 뜸해 명상하며 남한산성까지 걷기에 좋은 코스라고 생각되어진다.

 

 오는 동안 물오리나무와 붉나무를 만나 인사를 나눈다.선법사로 내리며 신나무,생강나무,누리장나무,노린재나무,졸참나무 등과 안부를 묻는다.선법사 흰둥개가 꼬리를 치며 반긴다.절집을 둘러보다 극락보전 옆 바위에 '하남 교산동 마애약사여래좌상'을 친견한다.상당히 온화한 고려시대 때 조각한 마애불이다.바로 옆에 온조왕이 마셨다는 '온조왕어정'이 있다 물맛을 보니 시원하다.덕풍천을 돌아 마냥 걷는다.물고기 사냥을 하던 왜가리 한 마리가 나를 경계하는 듯 목을 길게 뽑고 경계태세로 돌입한다.'나는 네 친구야'.독백하며 가던 길을 계속 걷다가 둔덕에서 자귀나무와 백합나무를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누다 헤어진다.아내가 어느 날 툭 던지던 말이 생각났다."당신은 친구가 많아 좋겠수" .

 

 

 

 

 

 

 

 

 

 

 

 

 

 

 

 

물오리나무

 

 

 

 

 

 

 

 

 

 

 

 

 

 

 

 

 

 

 

누리징나무

 

 

 

 

 

 

신나무

 

 

 

 

 

 

 

노린재나무

 

 

 

 

 

 

 

 

 

 

 

 

 

보물 제981호 태평이년명마애약사불 좌상

 

 

온조왕어용샘

 

 

 

선법사 극락보전

 

 

 

 

 

 

호두나무

 

 

 

 

 

자귀나무

 

 

 

 

백합나무

 

 

 

좀작살나무 열매

 

 

 

좀작살나무 겨울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