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서남단 섬,가거도 여행 (2무1박4일) ............2
* 2012.07.20-07.23
5. 가거도등대에서 섬등반도로
가거도등대를 뒤로 하고 섬등반도가 있는 2구마을로 방향을 잡는다.독실산 정상에서 600여m를 내려왔다가,다시 300여m를 올라야 섬등반도 방향으로 가는 해안 둘레길을 갈 수 있다.또 산거머리와 산모기에 다시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다.그러나 방법이 없지 않은가.일행은 등대에서의 달콤한 휴식에 힘을 얻어 다시 산을 오른다.힘들게 오른 탓에 신성봉에서의 쉼이 달콤하다.망망대해에 달랑 떠 있는 섬 하나,가거도는 이제야 아름답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솔직히 독실산 등반이 거머리와 모기 탓에 산행 기쁨이 반감되고 있었다.
아~!이제야 아름다운 망망대해가 눈에 들어온다.다시 희미한 길을 가며 이 길이 옳은 방향인지 자신이 서지 않는다.중간 쯤에선 의견이 나뉘었다.아래 희미한 길로 가야한다는 패와 뚜렷한 산 오름길로 가야한다는 패로 갈리기도 했다.그러나 아래 희미한 길로 결국 간다.어디메쯤 갔을까.유럽풍의 아름다운 산마을이 나타나고,언덕 깔그막의 바위 위에 냉큼 염소 한 마리가 우리 인기척에 놀라 산등성이로 달라빼고 있는 모습이 시야에 잡혔다.
자연풍광을 눈과 디카에 담을랴,혹 섬식생을 살피랴 발길은 힘이 든다.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롭고 기쁘다.후박나무숲이 산을 덮었다.그리고 해무가 밤손님처럼 산을 내린다.일행은 펼쳐지는 섬등반도의 풍광에 즐거워한다.한 떼의 염소떼가 이방인의 침입을 경계하며 자기영토를 뒤로 두고 산능성이로 앞다투며 옮겨간다.조용한 그들의 영역에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때문에 놀랜 기색이 역력하다.그러나 나에겐 '음매에'합창소리가 귀에 정겹다.눈을 들어 해안을 바라보다 '절굿대'에 시선이 꽂힌다.도감으로만 보던 친구를 이렇게 이곳에서 만나다니 반갑구나.구릿대밭을 만나고 우린 폐교를 지나 섬등반도의 허리뼈를 밟고 섰다.해무속에 석양에 해는 뉘엇거리고 동해장모텔의 주인장이 우리를 픽업하러 2구마을까지 와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우리는 섬등반도를 내려와 트럭에 지친 몸을 싣는다.
후박나무숲 ↑
↓
갯사상자
보리밥나무
절굿대
구릿대
6. 해변 아침산책
120722
어젯밤 광어회와 흑산도 홍어회에 반주 한 잔을 하고,무더위를 피해 해변가 정자에서 정담을 나누다 하나,둘씩 잠자리를 찾는다.찜통더위에 잠을 설치고 아침을 맞는다.해변 산책길에 해무와 이슬을 또 맞는다.이곳은 1년중 해무가 300여일이나 낀다는 얘기도 있었다.해무는 오후에나 거칠 듯 싶다.
7. 282m의 낮으막한 악산,회룡산
아침식사후 회룡산을 찾는다.풀섶 입구에 악산이라는 팻말이 우습다.282m짜리 악산이라니.초입 풀섶을 헤치고 청량한 숲길을 올라 전망대에 섰다.해무가 짙어 조망은 없다.정상 근처 바위가 악산을 징표한다.바위가 약간 험악하다.조심조심 미끌은 신발을 달래며 정상에 기어오른다.해무가 정상을 덮고 있어 이미 선계다.정상 아래 부근에서 계요등을 또 만났다.꽃이 이슬과 해무를 머금어서인지 더 예쁘다.정상엔 원추리가 무리지어 피어 있고 부처손도 바위틈에 빼꼬롬이 이슬을 머금고 있다.산을 내려와 바닷물에 탁족을 한다.
원추리
원추리
부처손
(이 ㅇㅇ님 촬영)
8. 동개해수욕장에서의 망중한
회룡산을 내려와 다시 동개해수욕장을 찾았다.민가와는 좀 떨어져 있어 한적하다.말리는 사람도 없겠다.훌러덩 벗어 제끼고 경쟁하듯 바닷속으로 뛰어든다.가거도에 와서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일행은 동심으로 돌아가 파도타기를 즐기다가 목포행 뱃시각에 맞춰 옷을 주워 입는다.발가벗고 해수욕을 즐기다니,이건 분명 가거도일보에 토픽감이다.두고두고 추억거리로 가슴에 남겠다고 한마디씩 하는 것으로 잠자던 동심을 꺼내보인다.그리고 점심식사후 머너 먼 귀갓길에 오른다.그렇게 2무1박4일의 가거도여행은 소리없이 추억의 뒤안길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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