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진안 구봉산 / 첩첩산중에 구봉이 우뚝

천지현황1 2016. 5. 8. 15:59

진안 구봉산 / 첩첩산중에 구봉이 우뚝


* 2016.05.06 / 구봉산주차장(12:00)-1봉~8봉-구봉(구봉산 정상,천왕봉)-바랑재 양명마을-주차장(17:20)...5.6km / 5시간20분



단잠자는 꼬맹이들을 깨워 새벽을 달렸다.익산 꼬모할머니댁에 맡기고 우린 첩첩산중의 땅,진안으로 들어섰다.지난 여름 마이산만 갔다오고 상경해 밀린 숙제를 오늘 한다.두고두고 한번 오르고 싶었던 산이라 그리움이 컸다.여덟개의 봉우리가 옹기종기 모여 한 봉우리를 위로 힘차게 밀어올렸다.밀어올린 봉우리를 장군봉이라고도 하고 천왕봉이라고도 했다.전체의 봉우리가 아홉이라하여 구봉산(1,002m)이라 불렀다.첩첩산중에 운장산과 마이산의 유명세에 가려 세인에게 덜 알려졌다.언제부터인가 산객들이 영남알프스와 대비해 호남알프스라는 명칭을 만들기 시작했다.연석산,운장산,북두봉으로 이어진 종주산행의 하산지점으로 암릉이 좋은 구봉산이 끼었다.거기다가 작년 7월에 4봉과 5봉사이에 국내에서 제일 긴 무주탑 현수교방식의 구름다리(100m)를 놓았다.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 낮은 여름같은 날씨다.등줄기가 후줄근하게 적셔온다.1봉 전망대에 서니 첩첩으로 산줄기가 둘러처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무진장이라하여 무주,진안,장수 고을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진 고을임을 실감한다.아름다운 조망이다.올망졸망한 봉우리가 8봉까지 이어진다.중간에 4봉에서 5봉까지의 구름다리는 구봉산의 압권이다.싱글벙글 입을 다물지 못하는 여인이 동행한다.그녀가 제일 좋아하는 산은 암릉산행지다.기어오르고 내리는 위험구간이 있어도 피하지 않는다.모를 일이다.암릉산행이 그저 좋단다.9봉 오르는 구간은 길다.힘든 산객들은 8봉을 지나 안부인 돈내미재에서 주차장으로 하산하기도 한다.8봉 지나 앞서 가던 젊은 부부팀도 우리에게 중간에서 탈출하는 하산 길을 물었다.정상을 가지 않고 돈내미재로 내리길 권유했다.우린 끙끙대며 정상을 탐한다.정상에서 사위를 조망한다.용담호가 산군에 둘러싸여 아름다운 물줄기를 그린다.멀리 마이산의 두 귀가 뾰족하게 조망되기도 한다.북쪽으론 운일암반일암 계곡이 있는 명도봉과 명덕봉이 조망된다.아마 그 너머의 먼 산 군은 대둔산 줄기일 것이다.서쪽으론 북두봉,운장산이 조망된다.남동으론 덕유와 지리의 연봉들이 희미하다.


구봉산의 봉우리들을 조망하기 위해 정상에서 바람재까지의 능선길에서 자주 걸음을 멈춘다.한 폭의 산수화다.바람재에서 내림길은 사납다.급경사에 진흙이 굳어 돌이 된 암석들이 잘게 부서져 내렸다.길이 미끄럽고 위험하다.위험한 긴 길을 조심조심 내린다.은난초와 놋젓가락나물을 만난다.산을 내리다가 아내에게 장난을 쳤다.20여m앞 숲 속에 반달곰을 한 나무토막이 서 있다."저기 곰 아니야".아내는 움찔했다.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멈추어서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이내 한 숨을 쉰다.깜짝 놀랐나보다.산을 거의 내려와 탁족을 했다.발바닥이 걷기에 편안하다.윗양명마을를 지나 도로가를 걸어 주차장으로 회귀한다.조용한 산골마을에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다.이방인이 마을에 나타났다는 징표다.우린 개들에겐 이방인이었다.저녁안개가 흐르는 용담호를 바라보며 진안을 벗어난다.  




사진모음













































































                                                                                                                     



































































바위떡풀




무늬족도리풀






























놋젓가락나물




은난초



ㅁ멀리서 보니 '반달곰'형상을 하고 있어...



삿갓나물



족도리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