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한강 라이딩 / 송낙을 걸고 갈지라도

천지현황1 2017. 5. 6. 16:16

한강 라이딩 / 송낙을 걸고 갈지라도


* 2017.05.05 / 집-서울숲-반포대교-집 ... 33.38km


강명관님의 『조선풍속사 』를 읽다가 해설차 소개한 멋드러진 사설시조 한 구절이 홍글항글하게 한다.재밌어 그대로 인용한다.


창 밖에 어른어른하니 "그 뉘오신고?"

"소승이올시다.어제 저녁에 노시(老媤) 보러 왔던 중이러니 각시네 자는 방 족두리 벗어 거는 말 곁에 이내 송낙을 걸고 가자 왔네."

"저 중아,걸기는 걸고 갈지라도 훗말 없이 하시소."


우하하하,지난 밤에 늙은 시어머니를 만나러 왔던 중이 다시 이 집 며느리를 찾아와 통간(通姦)을 청하는 장면이다.며느리는 허락은 하지만 소문나지 않도록 부탁의 말을 하는 것이 압권이다.송낙(*중이 쓰는 모자)을 걸기는 걸고 갈지라도 뒷말나지 않도록 하라니.


조선시대 승려와 양반가 여성의 성 풍속을 빙자한 사설시조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구나.


책을 접고 한강 바람을 쐬러 간다.서울숲에서 잠시 햇살과 숨바꼭질 하다가 반포대교까지 페달을 밟는다.반포대교 잠수교엔 지금 서울푸드 페스티발이 열리고 있었다.강바람을 쐬며 푸드트럭에서 만든 연어샌드위치 한 조각을 사 난간탁자에 올려놓고 세월을 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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