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석룡산 / 190609
* 2019.06.09 / 삼팔교(09:18)-조무락골-방림고개-석룡산-남서릉-삼팔교(14:30) ... 12.10 km
석룡산(1,147m)은 조무락골의 계곡이 돌로 이루어지고 용처럼 구불구불하게 생겼다하여 석룡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북쪽에 광덕산(1,046m)·백운산(904m),서쪽에 국망봉(1168m), 남쪽에 명지산(1,267m), 동쪽에 화악산(1,468m)·응봉(1,436m) 등이 솟아 있다.1,000m가 넘는 산들이 즐비하게 산군을 이루며 그 맥을 같이 한다.웅장한 산세에 비해 등산로가 완만하다.시종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에 여름 산행지로 각광을 받는다.6㎞의 조무락골 계곡은 담과 소 그리고 폭포를 숨기고 있다.새들이 얼마나 조잘거리면 조무락골이라 했을까.선인들의 작명에 고개가 절로 끄덕인다.그 이름이 너무나 예쁘고 자연스럽다.
산악회 단체산행은 남서릉 능선길을 올라 조무락계곡길로 하산하기로 처음 기획했으나 우린 역으로 오르고 내린다.조무락골엔 조잘거리는 산새소리 대신 계류의 조잘거림이 동행한다.호흡명상을 이어간다.들여마신 숨을 잠깐 멈췄다가 길게 내쉰다.호흡을 의식하며 걷다가 놓친다.다시 마음을 챙겨 호흡명상을 이어간다.복호동폭포의 가는 물줄기가 갈수기인데도 흘러 내리는 것은 이 계곡이 깊음을 암시한다.오후 1시경 비예보가 있었으나 오름길의 하늘은 맑다.
조무락골의 계류는 화악산 중봉으로 가는 갈림길,조무락골 상류쯤에서 이별한다.깔닥숨을 내쉬며 된비알을 오른다.방림고개에 올라서니 시원한 냇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 준다.석룡산 정상엔 예쁜 정상석 하나가 서 있다.선녀의 손거울 같은 정상석엔 1,147 m의 해발을 표시하며 얼굴을 내민다.두 얼굴을 함께하며 인증사진을 찍는다.정상에 석룡은 없다.아름다운 정상석,석룡이 있을 뿐이다.
도시락을 까먹고 조용히 일행보다 앞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천천히 능선을 내리며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얼레지는 그 요염한 자태의 꽃이 콩나물 대가리처럼 열매로 맺어 능선 곳곳에서 길손을 반긴다.노루귀도 그 청순한 꽃이 다 지고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노루귀처럼 그 잎을 쫑긋 세웠다.고광나무와 말발도리의 눈부신 흰 꽃들이 여름산의 귀한 꽃그림을 만들었다.암벽에 붙은 금마타리는 황금색 꽃봉오리를 막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지린내를 내품기에는 아직 어리다.눈개승마도 불쑥 얼굴을 내민다.산 능선자락엔 단풍취밭이 자리한다.우산나물도 꽃대를 올리고 박새도 몸체를 키우며 그 포스를 자랑한다.하산길에서 만난 잣나무숲은 울창하다.날머리에 다달을 즈음 하늘에선 마른 천둥이 산천에 울렸다.비는 끝내 내리지 않고 마른 천둥소리만 '우르르 쾅쾅' 귓가에 요란하다.천둥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조무락골의 계류는 '조잘조잘' 합창하며 먼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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