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티아 Svan Tower / 190802
메스티아 가는 길
조지아의 수도,트빌리시에서 메스티아까지의 거리가 460 km로 산길이 많아 9시간쯤 걸린다고 들었다.처음 일정계획은 바투미로 갈 일정이었으나,그곳이 해변 관광지이고 요즘이 주말 성수기라 방 예약이 여의치 않아 메스티아부터 관광하기로 결정되어 뜻하지 않게 긴 버스투어 일정으로 변경되었다.실제론 11시간이 걸려 어둠이 내리기 직전에 메스티아에 도착한다.오는 길에 간간이 쉬었지만 버스 기사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을 것이다.미니버스 조수석에 앉아 오며 조지아 북서쪽의 코카서스 산줄기를 원없이 감상하는 행운을 얻었다.우리나라 설악산 한계령을 넘는 길보다 서너배는 더 연장된 고산준령의 긴 산길이라고 상상하면 된다.
기사가 깊은 계곡을 지나며 흐르는 물을 가르키며 '앵구리 리버"라고 소리친다.옆에 동석한 친구가 '앵그리 리버'라고 따라 하자 다시 "앵구리 리버" 라고 발음하며 웃는다.아내는 성난 검은 물줄기 탓에 강 이름이 화가 난 듯한 뜻으로 '앵그리'인 줄 알고 발음한 것이다.우리는 그가 운전하며 조는지 감시하며 말도 건네고 사탕을 건네는 등 안전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바투미가 고향이라는 이 친구는 성격도 쾌활하고 나를 어제 병원으로 안내해준 고마운 친구이기도 하다.지루한 여행길임에도 아름다운 풍광을 보느라 그리 많이 지루하지는 않다.
소떼가 길을 막고 어슬렁거릴 때 쯤에야 산으로 빙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 동화마을처럼 불쑥 나타났다.스바네티 지역의 중심마을,메스티아다.돌탑처럼 쌓은 구축물 10 여개가 마을 집들 속에 우뚝 솟아 이색적인 풍경이다.바로 이 구축물이 마슈비다.버스기사가 먼저 메스티아가 3분 거리다고 외치자 일행은 환호의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Svaneti Hotel에 짐을 풀고 저녁식사는 뒤로 미룬 채 어둠이 깔린 작은 마을을 산책한다.음식점과 상점거리를 지나 고대 Svan Tower라고 하는 10세기에 건축된 돌탑형 거주지( *Machubi는 거주형 타워이고 Koshiki는 망루형 타워) 골목을 배회한다.소들이 산록에서 방목하며 놀다가 집으로 귀가 하나 보다.마슈비 앞에 서서 주인이 문을 열어 주기를 기다리는 애처로운 모습도 목격한다.그 골목길 가로등에 비친 소들의 모습은 처연하다.마슈비 문 안을 기웃거리며 서성댄다.잠시후 마을 촌로 한 사람이 우리를 보자 들어가 보겠냐는 제스처를 해 보인다.
Svan Tower (마슈비) 내부 구경
그는 이웃에 거주하며 이 Svan Tower는 10세기경 당신의 선조가 지은 건축물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며 이 집의 용도를 설명해 준다.아까 소들이 기다리던 곳이 지하방인 셈이다.우린 경사지 1층 문으로 입장한 탓에 계단을 타고 지하로 내려가니 별천지 같은 작은 공간이 나타났다.가운데는 가족이 둘러 앉아 쉬는 공간에 불 피우는 시설이,둘레에는 소 마굿간과 양의 잠자리 그 위엔 사람이 잠자는 형태의 마루 형태로 건축되어 있었다.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라 6_7개월을 이곳 지하방에서 동물들과 함께 거주하며 겨울을 나는 구조다.1층은 여름철에 거주하는 생활공간이다.겨울철엔 건초더미 등을 쌓아두는 공간으로 활용한다.2층-4층은 외부의 적이 침입했을 때 1 m 이상 두께의 통나무 문을 기둥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산성의 총구처럼 만들어진 작은 총구 문을 통해 적에게 포화를 퍼붓는다고 설명한다.망루인 셈이다.뜻하지 않게 밤 산책에서 마슈비를 탐방했다.촌노를 만나 내부 구조를 샅샅이 살펴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그와 헤어지며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사례비를 조금 건네니 얼굴에 가득 웃음을 띄며 잘 가라고 "바이"한다.
어둠깔린 도로에는 소 세마리가 어슬렁거리며 귀가중이다.뒤뚱거리며 저들의 안식처로 돌아가고 있었다.앞 선 소가 10여 m 뒤에서 해찰하는 소를 향하여 뒤돌아 보며 재촉하는 듯 "음매,엄~매야,으음~매" (인간들 자동차에 부딪칠라.조심해.어서 집에 들어가자) 하고 부르는 소리가 우리네 인간사를 닮았다.
마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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