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쉬굴리 시카라 설산 트레킹 / 190803 ... (14)
아침 일찍 4륜구동 짚차 5대가 메스티아를 출발해 우쉬굴리 험한 깊은 계곡 옆 산길을 먼지를 날리며 오른다.이 길은 험해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몇 개월만 길이 열린다.거리는 46 km 로 짧지만 길이 좁고 험해 1시간 40 여분이 걸렸다.중간에 작은 코쉬기 앞에서 차를 세운다.우리가 어제 탐방한 메스티아 소재 마슈비에 비하면 주거 생활 공간은 없고 망루 역할만 하는 작은 코쉬기이다.이 스바네티 지역엔 크고 작은 이런 코쉬기와 마슈비가 150 여개가 남아 중세 시대 생활상을 보여준다.오지마을이어서인지 이곳의 마슈비와 코쉬기가 1,000년의 세월을 견디며 그대로 보존되어 내려오고 있다.견고하게 건축되었다.간혹 무너져내린 코쉬기의 모습도 눈에 띈다.산길이 마치 중국 윈난성의 차마고도 같다.우리는 짚차를 타고 우쉬굴리로 가는 이 산길을 가는데 유럽인들은 간혹 두셋이 무거운 등산배낭을 메고 이 길을 걷고 있다.그들의 트레킹 모습이 부럽다.
산길을 돌고 돌아 어디메쯤 가니 작은 산촌마을이 나타난다.해발 2,200 m에 위치한 오지마을이다.사람들은 이런 마을을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표현하곤 한다.현대적으로 건축된 마을집들과 20 여개의 코쉬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마을 풍경을 그려낸다.멀리 시카라(5,068m) 설산의 정기를 받으며 작은 산촌을 형성하고 있다.시카라 설산은 만년설을 머리에 인채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3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마을 안 카페 마당에 도착하자 친구와 서둘러 일행을 따돌리고 마을 돌담길로 숨어들었다.시카라 설산까진 8 km의 거리라 왕복 16 km는 울트라 마라톤을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거리다.일단 휴대폰 알람을 한시간 30분후로 맞춘다.알람이 울리는 싯점이 우리 트레킹의 반환 싯점이다.마을의 작은 뮤지엄을 잠깐 들리고 언덕 위 마리교회도 잠깐 들여다 본다.
멀리 바라다 보이는 설산은 우리를 자꾸 손짓해대며 불렀다.평탄한 길이라 걷기가 좋다.길 옆 산 언덕배기엔 야생화가 군락을 지어 우쉬굴리의 여름을 노래한다.악동 셋이 말 잔등에서 발을 구르며 경주하듯 쏜살같이 앞동을 친다.그들이 모는 말은 지친 유람객들의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모롱이를 돌자 한 악동이 말에게 물을 먹이며 우리에게 뭐라 한다.아마 말을 타고 설산을 다녀오지 않겠느냐는 권유일 것이다.그는 내 팔에 깁스를 한 모습을 못보았을까.잘못 타다 낙상하면 나머지 한 팔도 깁스할지도 모른다.노탱큐를 외치자 그들은 멀리 설산을 향하여 떠나갔다.
남미여행 때 피츠로이봉 설산 트레킹이 생각나고 파키스탄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경험했던 나가르 트레킹이 생각났다.친구와 그 때를 회상하며 추억을 나누며 걷는다.일행들은 카페에 앉아 설산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풍광을 얘기할 것이다.우리처럼 무작정 걷기에 빠진 사람은 그저 시도때도 없이 걷기를 즐긴다.설산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급해졌다.알람이 울리지 않자 시간을 체크해보니 거의 반환점에 이른 시각이다.냇가 꽃밭에서 준비해 간 점심으로 빵 한 조각과 바나나 한 개로 점심을 때우고 자리를 털고 설산에게 작별의 손을 흔든다.아쉬운 마음에 친구는 자꾸 뒤를 돌아다 본다.시카라 설산은 구름 속에 봉우리를 숨긴다.뒤돌아보지 말고 조심히 가라는 듯.
사진모음
우쉬굴리 출발 전 호텔 창문을 통한 메스티아 마을 전경
우쉬굴라 가는 길에 작은 코쉬기 탐방 / 망루 역할만
설산 가는 길
무너진 작은 마슈비를 박물관으로 활용 / 우쉬굴리 마을안 소재
마슈비 지하 모습 / 소 외양간과 계단 위 거주자 침상
당시 생활도구
우쉬굴리 성 조오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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