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다이시에서의 하루,수도원 순례 / 190806 ... (18)
코카서스 3국 여행은 벌써 종반으로 접어든다.왜 이렇게 세월이 빨리 지나는지 조지아의 와인을 즐길 틈도 없다.팔목 부상으로 아내 눈치보며 마시는 반주 한 잔이 왠지 씁쓸하다.아침이면 짐을 싸 도시간 이동을 하는 게 일과가 됐다.바투미를 출발해 두 시간반을 달려 조지아 제2의도시라는 쿠다이시로 온다.고대 콜키스왕국의 수도였다는 이 도시는 아담하다.우린 도심 외곽에 호텔을 잡은 탓에 구도심까진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바그리티 대성당
도심에서 언덕을 올라 찾아간 곳은 바그라티 대성당이다.쿠다이시가 내려다 보이는 우키메리오니언덕에 자리잡고 있었다.안내문엔 11세기초인 1003년 조지아의 첫 국왕인 바그라트3세가 지었으나 1691년 오스만트르크의 공격을 받아 폐허가 되었다.그후 1950년에야 현존하는 모습으로 복구되어 대성당의 모습으로 되었다.둘러쳐진 성곽안엔 아직도 파괴된 잔존 기둥의 일부와 조각상들이 뜰안에 나뒹군다.성당안 성화는 최근에 복원해 놓은 것이어서인지 비교적 선명하다.마당 안쪽에 100년 이상된 수령의 전나무 한 그루가 그늘 쉼터를 제공해 준다.함께 간 윤선생 부부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행담을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겔라티 수도원
바그리티 대성당을 탐방하고 내려와 늦은 점심을 든다.윤선생부부와 택시 한 대를 대절해 교외에 있는 겔라티 수도원과 모차사메타 수도원을 둘러보기로 한다.대절료는 30라리다.운전기사는 80살에 가까워 보이는 노기사다.아마 늙게 보일 뿐 우리 나이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안전운전을 기대했으나 운전대를 잡으면 나처럼 그도 거칠게 운전한다.
이곳 역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지금 복구가 한창이다.앞서 탐방한 바그라티 대성당보다 100년 정도 뒤어 건축된 수도원이다.세계적으로 보면 11세기에서 13세기까지가 어느나라나 문화융성기였던 것 같다.조지아에서도 대부분의 대성당이나 수도원들이 이 기간동안에 건축되었다.이 수도원은 상당한 규모의 중세 수도원중의 하나인 것 같다.규모가 크고 지금도 뜰안에서는 발굴 및 복구작업이 한창이다.수도원 창고 건물 발굴 현장엔 와인통이 덩그렇게 몇 개가 파괴된 채 모습을 드러냈다.이곳 조지아의 성당 및 수도원은 중세 정교회의 수도원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 보존해 내려온다.
모차메타 수도원 (Motsameta Monastery)
이 수도원의 위치는 절묘했다.시내 중심광장에서 대략 6 km쯤 떨어진 숲 속 요새처럼 절벽으로 둘러 싸인 낭떠러지에 수도원이 새집처럼 건축되어 있다.전쟁이 일어나면 앞 대문만 봉쇄하면 완전 요새화 되어 접근이 불가할 정도다.물론 포격으로 내리친다면 파괴는 면할 수 없을 것이다.두레박 우물이 있기에 도르래를 이용하여 퍼올린 물맛은 시원하지 않고 그저 밋밋하다.호텔까지 돌아와 기사에게 50라리 짜리 지폐를 건네니 10라리만 돌려준다.30라리에 계약했는데 왜 10라리만 돌려주느냐고 항의 했더니 30라리에 또 호텔까지 5라리를 합친 금액이란다.그러면 35라리이니까 거스름돈을 15라리 받아야 한다며 5라리를 더 달라고 했다.한참을 암산하더니 자신의 계산이 맞단다.재차 설명하자 자기가 잘못 계산했다며 나머지를 돌려준다,팁으로 3라리를 처음부터 주었지만 극구 사양했다.아마 노기사라 암산이 잠시 서툴렀던 모양이다.우리에게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택시비를 더 받아낼 속셈은 없어 보인다.다만 나이탓으로 혼미한 정신탓으로 계산하는 능력이 조금 떨어졌을 뿐.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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