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태국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아듀!,치앙마이 / 200131 ... (31)

천지현황1 2020. 1. 31. 16:12

아듀!,치앙마이 / 200131 ... (31)


영화볼 땐 조용하군






치앙마이 생활,36일이 쏜살같이 지나갔어


오늘 밤 비행기로 치앙마이를 뜬다.물론 올 때처럼 갈 때도 남자팀과 여자팀으로 나뉘어 귀국하는 비행기를 따로 탄다.딸 내외는 어제 방콕으로 떠났다.새벽 창가에 청아한 목소리로 울던 새소리가 그리울 것이다.당장 내일 아침부터는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허전한 생각이 든다.새벽 6시경에 어김없이 찾아와 노래하던 아름다운 새소리는 분명 세레나데였다.치앙마이에 온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떠날 날이 왔다.올드타운과 님만해민 거리를 무던히도 쏘다녔다.크고 작은 사원들을 만나고 맛집이랍시고 골목골목을 찾아다니며 태국음식을 맛보았다.꼼양꿍,팟타이,쏨담,까우쏘이 같은 여러 종류의 태국 쌀국수 등 거의 대표 태국음식을 맛 본 것 같다.서울 집 근처 태국음식점엔 지나다니며 한 번도 들리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실컷 맛을 보았다.순박한 태국인들도 많이 만났다.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훔쳐 보기도 했다.


왓왓왓의 도시,치앙마이


'왓'은 '사원'을 뜻하는 태국어다.도이수텝을 네 번이나 올라 왓프랏타의 낮과 밤의 풍광을 즐겼다.치앙마이대학 교정도 대여섯번 들락거렸다.랑머거리에 있는 소데카페가 기억에 남는다.치앙마이의 올드타운 골목과 님만해민의 골목들은 눈감고도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구석구석 누볐다.얼마나 걸었으면 종아리 근육이 다시 탄탄하게 뭉쳤을까.아이들까지도 종아리가 탄탄해졌다.가물치가 검다한들 아이들 얼굴만하랴.왓우몽,왓파랏 등 수십개의 불교사찰 여러 곳이 추억 속으로 침잠한다.치앙라이의 백색사원,청색사원,큰부처님사원 그리고 왓쁘라깨우 등도 추억할 만 하다.치앙다오에서 별은 못봤지만 동굴탐사는 근사한 체험으로 추억될 듯 하다.


요 넘들하고 또 여행을 계속해야 하나


손주들과 수차례 다툰 기억도 가지고 귀국한다.스스로 공부도 곧 잘 하며 우리 통제에 잘 따라 줄 때는 어찌나 예쁘던지.그러나 둘이 잘 다투었다.잘 놀다가도 하찮은 의견충돌로 둘은 서로 으르렁댔다.작은 넘도 큰 넘도 서로 한치의 양보도 없다.서로 치고 받고 조폭처럼 싸우기도 한다.그럴 때는 다시는 함께 여행하지 않겠다고 으름장도 놓아 본다.그 때 뿐이다.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도 생각났다.


바둑 친구


작은 넘하고 바둑 치수 고치기는 22점 접바둑에서 12점 접바둑으로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다.이 넘하고는 바둑 상대로 더욱 친밀해진 것 같다.손주들에게 세계여행을 하며 그들에게 근사한 추억거리를 갖게 해주는 꿈도 이 쯤에서 접어야 할 듯 하다.이 넘들도 이젠 3,4학년이 되니 이젠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여행하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 간다.이젠 쓸쓸하게 우리 부부 둘만 태평양 어느 섬 바닷가를 산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 본다.


우한폐렴 공포,'운명은 재천'이라 했지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이곳 태국도 떠들썩하다.우리 숙소에도 중국인들이 많이 산다.중국 아이들과 함께 수영하는 아내와 손주들에게 수영을 말려도 마이동풍이다.이 글을 쓰는 사이 아이들은 벌써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튄다.아내도 뒤따른다.입술이 파래져 돌아 온 아이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무슨 말이 있겠는가.그래,'운명은 재천이라'했지.


또 다른 유랑을 꿈꾸며


여행이 일상이 되는 날을 꿈꾼다.그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는 그 날을 고대한다.거머쥐어질 세상도 아니지만,설령 세상을 거머쥔들 풍류만 하겠는가.인생을 관조하며 살지어다.


아듀!,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