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 명봉산 / 동화마을수목원 뒷산 201108
* 동화마을수목원 주차장(08:57)-동화사-자작나무길-진달래길에서 승리나무 능선길-상봉-명봉산-메나산-
주차장(13:00) ... 10.5km
어제는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남한산성을 오르는데 초겨울 날씨처럼 을씨년스러웠다.오늘은 문막에 있는 동화마을수목원을 품고 있는 봉황이 울었다는 산,명봉산(599m)을 오른다.동화마을수목원은 지난 10월에 개장한 아기자기한 수목원이다.비구니 절인 동화사가 산 초입에 자리하고 있다.절집이 아늑하다.요사채 옆에서 김장을 하고 있는 스님에게 등로를 여쭸다.친절하게도 자상하게 길을 알려주신다.산신각 뒤안길 소로를 오른다.덕분에 자작나무 둘레길을 걷다가 다시 진달래길을 거쳐 명봉산 등산로에 달라붙었다.
육산인 탓에 등로는 순하다.상봉에 닿자 등로에 서 있는 나무들은 잎새를 다 떨구고 겨울나무가 되어 있다.나무는 여름부터 부지런히 만든 겨울눈만 내밀고 나목이 되었다.산 능선은 벌써 초겨울이다.세월은 여지없이 시속 70km로 달리며 사시로 윤회한다.앞으로 열 번의 겨울산을 체험할 수 있을까.갑자기 서글퍼졌다.열번을 열다섯번으로 늘려잡았다.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던가.작은 손주넘이 책상 앞에 붙여놓은 글귀가 생각났다.
명봉산 정상엔 벌써 선등한 회원님들이 조망을 즐기고 있다.멀리 치악산 능선이 아스라하다.메나산 능선으로 내리는 길은 7~80년된 소나무 군락지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소나무는 햇볕을 좋아하는 양수라 산능선으로 밀려 올라와 살고 있다.신갈나무 갈참나무에 밀려 산 꼭대기로 이동해 삶의 터전을 이룬다.인간이나 나무나 삶은 비슷한 것 같다.인간도 노후생활은 젊은이들에게 양보해주고 조금 한적한 곳으로 옮겨 여생을 즐기며 관조하는 생활이 좋을 듯하다.
산을 내려오는데 119 앰블런스 한대가 임도를 올라온다.누가 다쳤나.설마 우리 팀은 아니겠지 하며 길을 내렸다.날머리에서 회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린다.왠걸,우리 회원님 한 분이 가랑잎에 미끌어져 발목을 다쳤단다.가랑잎이 수북하게 쌓여 내림길이 많이 미끄러웠다.나이가 들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낙상'이다.원주병원으로 이송되는 앰블런스 차량 꽁무니를 바라보다가 기분이 서글퍼졌다.
작년 여름 코카서스3국 한 달 여행할 때 조지아 카즈베기 산(인류에게 불을 전해주었다는 프로메테우스가 바람둥이 신,제우스에게 형벌을 받은 산으로 전해 내려온다.프로메테우스는 이 산 어느 절벽에 묶여져 독수리들에게 간을 쪼였다는 전설의 산)에서 넘어져 팔목골절을 입었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매사에 조심하며 살 나이가 되었나보다.
야광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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