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함께 한 호연지기의 산과 여행

설악산 대청봉 / 210828

천지현황1 2021. 8. 29. 08:56

 

설악산 대청봉 / 210828

* 집출발(03:40)...오색그린야드호텔 주차장(05:45),,,한계령으로 택시이동(05:55/ 전날 양양택시 예약 @20,000)

   한계령휴게소(06:10)-서북능선 한계령삼거리-끝청-중청-대청봉-설악폭포-오색 남설악탐방지원센터(15:40) ... 13.3 km

 

설악이 부른다.아니,설악의 금강초롱이 불렀다.8월이 아니면 설악의 금강초롱길을 놓친다.손주들에게 꽃길을 걷게 해주고 싶었다.작은 넘은 영재수업이 있어 큰 넘만 동행한다.새벽을 뚫고 양양고속도로를 탄다.안개가 가끔 사위를 흘러가지만 오늘 설악의 하늘은 맑을 것이다.아직은 젊은이처럼 밤길을 운행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장거리 운행을 할 수 있어 감사한다.늘 하던 습관처럼 전국의 지방의 산을 당일치기 장거리 산행지로 삼는다.이러한 산행을 꿈꾸며 느끼는 소소한 행복감은 여행처럼 좋다.  

 

두시간 운행 끝에 오색 그린야드호텔 주차장에 도착한다.6시에 약속한 양양콜택시도 뒤를 이어 주차장에 들어온다.우린 오늘 산행들머리인 한계령으로 이동한다.주말과 성수기엔 휴게소주차장엔 오전9시30분까지 주차금지다.쇠줄 밖 길가엔 서너 대의 자가용이 주차되어 있다.선등한 산객들의 차일 것이다.

 

금강초롱꽃길,

서북능선에 닿기 전 오름길은 가파르다.깔딱 숨을 토하기가 바쁘다.금강초롱을 만나고서는 환희의 탄성을 지른다.한 두 개체가 아니다.금강초롱꽃길이다.색은 양지가 아닌 탓에 흰색이나 연보라색을 띈다.금강초롱을 자주색만 봐왔던 아내는 흰색도 있네라며 즐거워한다.앞서 가던 아내가 손주한테 아름다운 말을 건넨다."ㅇ 슬아,네게 꽃길만 걷게 해주마."광고 카피 같다.진범,투구꽃,꽃며느리밥풀,둥근이질풀,마가목과 인가목의 붉은 열매,촛대승마 등은 이 꽃길의 조연이다.너무 많은 개체의 금강초롱길이라 금강초롱의 신비감이 살딱 떨어졌다.하지만 눈을 실컷 호강시킨다.

 

서북능선을 타다가 끝청봉에 닿아서야 시야가 터졌다.끝청에서 지나온 서북능선을 바라본다.구름 속의 귀때기청봉(1,578m)이 아스라하다.설악에서 자기가 제일 높다고 으시대다가 끝청,중청,대청봉(1,708m) 형님들에게 귀싸대기를 얻어 맞았다는 그 봉우리다.얘기꾼들의 이야기가 재밌다.한참을 머무르며 소확행을 즐긴다.

 

중청봉 아래에서 자릴 잡고 허기를 달랜다.오래전에 몰래 답사했던 은비령이다.용아릉이 골격미를 자랑하고 지난 가을에 손주하고 다녀온 공룡의 우람한 봉우리들이 장관을 이룬다.하늘은 또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구름과 하늘금이 황홀하다."와~,아름다워요." 손주도 감탄사를 내지른다."그려,내가 꽃길만 걷게 해준다고 했잖여."할매가 대응한다.

 

설악 대청봉 정상에 섰다.바람이 드세다.모자가 날라갈 정도다.여러 산객들이 인증샷 찍기에 바쁘다.어느 중년 부부는 태극기까지 들고와 갖은 포즈를 취하며 수십방을 찍는다.겨우 기다리다가 우리도 인증샷을 남긴다.정상에서 바라보는 내설악의 골격미는 우람하다.손주와 9월에 다시 공룡능선을 한번 타자고 제의하니 그 넘이 오늘 산행이 너무 힘들었는지 대답이 그리 시원치 않다.요즘 코로나19 탓으로 학교 대면수업도 못하고 비대면 수업에다가 방콕을 많이 한 탓일까.1년 전 공룡능선을 탈 때의 활기 찬 그 모습이 아니다.그래도 추석 즈음 주말에 공룡가자고 설득한다."알았어요."대답이 모기소리처럼 작다.오늘 산행이 힘들었나 보다.공룡능선을 꿈꾸며 오색으로 내리는 긴 계단길을 내렸다.

 

 

 

금강초롱

바위떡풀

 

 

인가목

 

흰송이풀

 

 

진범

 

 

투구꽃

분비나무

산앵도나무

 

투구꽃

 

 

 

종덩굴

촛대승마

 

둥근이질풀

 

 

눈개승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