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5호,'송다'와 6호,'트라세'의 영향으로 제주엔 이틀간 900mm의 비를 뿌렸다.물폭탄이다.오늘도 오전엔 숙소에서 아이들은 홈스쿨링하고 우리는 사감노릇을 한다.간혹 책을 읽기도 하지만 창 밖을 살피느라 독서삼매경은 어림도 없다.아내는 주방에서 요리에 바쁘다.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를 만든다.매콤하고 달달하다.
오후에 잠시 하늘이 열리자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서귀포권 관광에 나섰다.비가 많이 내려 폭포가 우렁찬 모습일 것 같아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를 찾는다.새연교와 새섬 둘레길 한바퀴도 돈다.올레6코스중 핵심코스인 외돌개를 중심으로 좌우 올레길을 걸었다."이나무가 먼나무래요?"길을 걷다가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예쁜 나무를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빙그시 웃으며 묻는 스토리를 아는 아내는 "아~이나무가 '이나무'구나".대답한다.얼마 후엔 '먼나무'를 또 만났다.올레길을 걸으며 바라다 본 바다는 가슴을 뻥 뚫었다.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갯바위를 졸도시켰다.하얀 파도가 부서질 때마다 아이들은 탄성을 질러댔다.연이어 밀려오는 파도는 하얀 포말을 솟구치며 산산이 부서졌다.
새섬산책길 1km는 너무 짧다.발걸음을 천지연폭포로 돌린다.많은 관광객이 비가 온 뒤라 수량이 풍부할 것으로 생각하여 모두 폭포로 몰린 듯 하다.다시 정방폭포로 향한다.유일하게 폭포수가 바로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다.이곳은 내겐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중학교 수학여행 때 이곳에 와서 나홀로 폭포수 물맞이를 했던 사진이 사진첩에 남아있는 곳이다.지금 생각해보니 그 땐 서늘한 가을이었을텐데 무슨 객기로 폭포수를 맞았을까.서울 가면 다시 한번 그 사진첩을 들여다봐야지.
서귀포에 온김에 서귀포매일올레시장 구경에 나섰다.큰 넘이 좋아하는 광어회( 추가 갯방어)와 작은 넘이 좋아하는 흑돼지강정,아내가 좋아하는 밀감 등을 사서 시장바구니에 담는다.오늘 저녁엔 한라산소주 한 잔을 곁들인 푸짐한 만찬이 될 것이다.중문으로 돌아가는 길엔 간간이 비를 뿌렸다.
새연교
먼나무
천지연폭포
정방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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