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0822 / 영실탐방안내소(06:00)-선작지왓-윗세오름-남벽분기점(07:50-08:30)-영실탐방안내소(10:15) ... 11.6 km
한라산 영실코스가 땡긴단다.작은 넘이 며칠 전부터 영실코스를 한번 더 가자고 조른다.나른해서 좀 쉬었으면 하는데 요 넘 요구가 대단하다.내일은 제주를 떠나야 할 시간이 도래한다.한 달이 쏜살같이 지나갔다.그래 한라산에 한번 더 올라가자.두 사람을 숙소에 남겨둔 채 둘이 새벽길을 달려 영실에 도착한다.주차장엔 서너대의 차량이 도착해 있을 뿐 사위는 어둑하다.
간단히 배낭을 챙겨 숲길에 들어선다.상큼한 공기가 폐부를 찌른다.어둠이 서서이 걷히고 계류가 졸졸졸 노래한다.손주를 앞세우고 천천히 걷는다.남자 둘이 걷는 속도가 빠르다.천천히 걷자고 해도 걸음이 빨라진다.동이 트고나자 맑은 하늘이 선보인다.한라산을 여섯 번째 오르지만 오늘이 제일 청명한 것 같다.선작지왓에 닿자 가슴이 툭 트인다.한라산 남벽은 그리메를 안고 동방정토를 향해 좌정하며 뒷 모습을 보여준다.이름하여 백록담 남벽이다.족은오름에 올라 사위를 둘러본다.
어느사이 발걸음은 윗세오름대피소를 지나 남벽분기점을 향해 걷는다.남벽에 운무 한 점 지나지 않고 온전하게 몸체를 드러낸다.여러 번 남벽을 봐 왔지만 오늘처럼 완벽한 남벽 모습은 처음이다.남벽분기점 쉼팡에 퍼질러 앉아 아침상을 편다.오늘따라 까마귀도 자릿세를 요구하지 않고 어딘가에서 쉬고 있나 보다.20여분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산세를 둘러보며 쉰다.여생을 이렇게 편안하게 보내야 할텐데.내일이면 또 이 섬을 떠나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갑자기 몸담고 있는 산악동호회일로 잠시 머릿 속이 복잡해졌다.하산길에 정리를 좀 해야지 하며 길을 내리지만 명쾌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 채 날머리,영실에 닿았다.
'오백장군이시여! 겨울에나 다시 또 뵙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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