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집을 떠나 제주에 입도한 것 같은데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난다.오늘 한라산 영실코스를 마지막으로 일정을 끝내고 밤하늘을 쳐다보다가 자연일기를 쓴다.멀리 중문 중산간에 위치한 숙소에서 바라 본 서귀포 앞바다에는 오징어배들이 줄지어 밤을 밝힌다.내일은 오후 뱃편으로 목포로 떠난다.얼마나 열심히 살았던지 한 달 전과 비교하여 체중이 2,5 kg이나 줄었다.역시 성격은 고치기가 쉽지 않나 보다.가끔 몰입할지라도 느긋하게 한 달을 살려 했다.한 달을 결산해 보니 3~4일 폭우 때를 제외하곤 산과 숲길 걷기에 몰입했다.
손주들은 주산야독을 했다.낮에는 산과 숲을 찾고 밤엔 주도적학습으로 6개월 선행학습에 매진했다.한라산 백록담을 3회나 올랐고 영실코스와 어리목코스로 남벽분기점까지 또 3회나 올라 모두 6회나 한라산을 올랐다.치유의 숲,사려니숲,머체왓숲 그리고 숫모르숲과 장생의 숲 서귀포자연휴양림 숲 등 숲길을 걷고 또 걸었다.오름도 꽤 많이 올랐다.무엇보다도 도서관과 수영장이 숙소와 가까워 즐겁게 지냈다.큰 넘은 30 여권,작은 넘은 50 여권의 책을 빌려다 보았다.월요일,수영장이 쉬는 날을 제외하곤 거의 매일 수영을 즐겼다.중문 중산간에 숙소를 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물가가 비싸 서너번 외식을 제외하곤 모든 식사를 집밥으로 해결했다.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 가끔 들러 흑돼지강정과 갯방어회를 떠다가 한라산 소주를 곁들여 먹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흑돼지,옥돔 갈치 한치 등 재료를 사다가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 준 친구한테 고마운 마음이다.손주들은 할매의 집밥이 더 맛있다고 엄지척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행복했다.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소소한 일상 속에 숨어 있었다.일상 속에서 끄집어내기만 하면 되었다.
서울로 돌아가면 제주생활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새벽마다 듣던 노루 울음소리도 그리울 것이다.그 땐 이 자연일기장을 들춰 보며 '아~,이런 때도 있었나'하고 숲 사진을 들추어 볼 것 같다.
아~그리운 한라산 백록담이여,또 다시 만날 때 까지 아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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