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남한산 230805

천지현황1 2023. 8. 5. 18:03

남한산 230805

 

* 마천역(06:15)-우익문(서문)-푯말삼거리-성불사-버스정류장(09:00) ... 7 km

 

오늘도 서울 기온이 36도까지 오른다고 예보한다.오전에 산행과 수영까지 마치려고 새벽 산행을 하기 위해 서두른다.마천행 전철은 거여역에서 많은 승객이 내리고 우리가 탄 전철칸엔 우리 둘만 달랑 남았다.마천역에 도착하니 그래도 산객이 몇 명 함께 내린다.뜨거운 열기에도 우리처럼 이른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 함께한다.

 

오늘 등로는 남한산성 서문(우익문)으로 직등하는 최단 거리 등로를 택했다.하산 길에 가끔 내려오는 등로이지만 거꾸로 오르는 길이 새롭게 느껴진다.숲정이에 들어서자 등로엔 신갈나무 가지들이 패잔병처럼 널브러져 있다.누구의 소행일까.도토리거위벌레의 소행이다.이 벌레는 숲속의 나뭇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이만 때만 되면 전국의 참나무 가지들이 잘려 땅으로 낙화되어 있음을 목격한다.

 

도토리거위벌레의 생존전략때문에 오늘도 등로엔 신갈나무 가지들이 여기저기 많이 잘려 널브러져 있다.토토리거위벌레는 풋도토리에 구멍을 뚫고 알을 낳아 두세시간의 노동끝에 나뭇가지를 주둥이로 잘라 땅으로 떨어뜨린다.알은 부화되어 도토리의 영양분을 먹으며 자라 애벌레가 성충이 될 때까지 풋도토리가 영양분을 제공하는 셈이다.도토리거위벌레의 생존전략이 위대하지 않은가.도토리거위벌레는 익충일까,해충일까? 도토리를 솎아주기때문에 나머지 도토리들은 튼실히 자랄 것이다.이렇듯 모든 식물도 제 각각 존재가치와 그들 특유의 생존전략이 있다.대자연은 위대한 신이다.

 

나도 도토리거위벌레처럼 내 나름의 생존전략으로 뜨거운 여름철에도 새벽 등산을 즐기려고 하는 것 아닌가.동행하는 아내도 내 생각에 동조해주면 좋으련만.

 

 

 

식수 구하러 국청사로

 

자주조희풀

 

누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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