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인릉산 241106

천지현황1 2024. 11. 6. 22:06

인릉산 241106

 

* 청계산입구역2번출구(10:05)-인릉산-범바위-은곡사거리(13:10) ... 7km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다.서울의 새벽 기온이 영상4도까지 내려왔다.내일은 입동이다.오늘보다 더 춥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다.인릉산 들머리에 들어서자 목덜미가 서늘하다.숲 등로에 아침햇살이 내린다.볕뉘가 만들어지고 길은 유순하다.느린 걸음으로 숲길을 걷는다.초입에서 동네 주민 몇 사람이 아침 산책으로 숲에 들었다가 하산길에 만난다.

 

된비알을 올라서자 등로엔 낙엽으로 덮혀 있다.나무들은 벌써 겨울채비에 바쁘다.무성하던 잎을 겨울을 나기 위해 떨겨층을 만들어 지상으로 낙하시킨다.수분 배출을 막고 냉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파리를 자신의 몸에서 분리하는 것이다.얼마나 현명한 생존방식인가.대자연의 오묘한 섭리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도란도란 얘기하며 걷는 길엔 산새들도 조용하다.범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헌인릉은 대모산 아래 아늑한 숲 속에 자리하고 있다.발 아래 낙엽이 미끄럽다.조심조심 숲길을 내린다.가을이 저만치 달아나고 있다.나도 덩달아 세월 속으로 달아난다.달아나는 세월을 느리게 가도록 붙잡아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