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검단산 250329

천지현황1 2025. 3. 29. 18:43

검단산 250329

 

* 하남검단산역(08:40)-호국사-곱돌약수터-검단산 정상-서봉-유길준묘소-노적봉 음식점(11:45) ... 8km

 

오늘은 친구들과 검단산을 가는 날이다.다시 겨울이 찾아왔나 보다.오전 10시쯤 눈발이 날리다가 오후 1시까지 비 예보가 있다.아침 하늘은 맑고 햇살이 퍼져 도저히 기상 예보가 맞을 것 같지 않다.그래도 멀리서 오는 친구들 몫까지 접이 우산 세 개를 배낭 속에 챙긴다.맑던 하늘이 점점 검은 구름으로 덮이더니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불과 30 여분 시차로 벌어진 하늘의 변화다.나 자신도 날씨 변화에 놀라고 있었다.

 

산행 들머리에서 친구들과 만났다.막 숲정이에 들어서자 거짓말 같이 눈발이 하늘거리며 지상으로 내린다.요즘 의성,안동 영덕,울진 등 경상도 산불의 주불이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남긴채 진화되어 가고 있다.안타까운 일이다.개인의 실화로 엄청난 피해가 일어났다.일찍 비가 내렸더라면 산불이 조기 진화되었을 것이다.

 

낑낑대며 깔닥고개를 오른다.정상에 닿자 산객들이 정상 인증샷을 찍느라고 줄이 서 있다.멀리 운길산 위로 먹구름이 흘러간다.양수리 두물머리는 물안개가 서서이 걷혀 남한강과 북한강의 물줄기가 뚜렷하다.다만 멀리 용문산은 안개 구름에 갇혀 있다.정상에서 한숨돌리며 간식을 먹자 곤줄박이 몇 마리가 쪼로롱 날아와 먹이를 나누자고 한다.정상의 새들은 인간 친화적이다.산객들이 나눠 준 먹이에 익숙하다.우리에게도 당당하게 먹이를 나누자고 한다.하지만 토마토 한 입을 나눠줄 수도 없고 홀랑 입에 넣었더니 야속하다며 그냥 멀리 날아가 버린다.

 

서봉 능선으로 내리는데 강바람이 세차게 목덜미를 할퀸다.올라오는 산객들과 내려가는 산객들 모두 세찬 산바람에 옷 매무새를 고쳐가며 길을 오고간다.멀리 한강의 물줄기는 오늘도 운주사 와불처럼 길게 누웠다.등로에 핀 올괴불나무의 꽃이 봄을 알린다.하산시 개암나무의 암꽃을 만난 건 나에겐 행운이다.

 

친구들은 검단의 바람이 너무 세찬 모양이다.나는 가끔 경험해서인지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는다.한 친구의 오후 약속 시간이 빠듯하기에 등로를 바꿔 하산하길 잘 했다.처음엔 이 하산로로 올라올려고 했는데 계속 직등 코스라 이 코스를 택하지 않길 잘했다고 위로하며 길을 내린다.

 

노적봉 음식점의 홍어탕은 별미다.푹 삭힌 홍어탕에 장수막걸리 한 사발은 보약이다.세상 사는 이야기를 멈추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다음 산행지는 양주 불곡산의 악어바위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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