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지장기마도(知章騎馬圖)> 읽기 250413
김홍도(1745-1806)는 조선후기의 대표적 화가로 풍속화,산수화의 거장이다.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궁중화가로 그의 풍속화는 해학적이다.혜원 신윤복,오원 장승업과 함께 조선 후기 화원 3원으로 불린다.
이재원 작,김홍도를 읽다가 그의 <지장기마도>를 만났다.그림 속을 한참을 들여다 보다가 그의 재치있는 작품의 내막을 알았다.내용을 알고보니 그의 화재와 신의 경지에 오른 화필이 돋보인다.
<지장기마도>의 작품배경은
김홍도를 아끼던 정조가 1800년에 승하하고 그는 낙향한다.동갑네기 화원인 박유성과 이인문이 김홍도를 찾아와 규장각으로 돌아와 옛 전성시대를 이끌어가자고 설득한다.셋은 밤을 세워 권커니 잣커니 술동이를 비워간다.대취한 그들은 오랜만에 두보의 여덟 주선에 얽힌 이야기로 시름을 달랜다.두보의 여덟 주선 중에 나오는 하지장은 대취하여 우물에 빠져 취중오수를 즐겼다고 한다.
김홍도는 취중에 지필묵을 가져오라고 하여 술기운을 빌려 하지장의 모습을 갈필로 신필의 작품을 그려 나갔다.그린 후 화제를 썼다.그 내용은
술 취한 하지장의 말 탄 모습이 배를 탄 듯 하구나
눈 앞이 몽롱해 우물에 빠져도 그냥 잠이 들었네
갑자년 동지후 납일에 서묵재에서 단구 그리다 (이재원 글 중에서)
<지장기마도>의 작품내용은
하지장은 대취해 말을 타고 간다.몸은 앞으로 자꾸 꺼꾸러진다.마동은 꺼꾸러지는 주인을 일으켜 세우려고 안간 힘을 쓰고 석양 직전 내리쬐는 햇볕을 가리려는 햇빛 가리개 부채를 쥔 하인의 얼굴에는 정성이 가득하다.뒤에 술동이를 지고 가는 하인의 모습은 장년의 모습으로 수염이 짙다.허리가 굽어진 모습으로 보아 아직 술항아리에는 술이 반 쯤 남아 있는지 무거워 보인다.말은 어떠한가.한 두번 술 취한 주인장을 태워 본 게 아니다.주인이 떨어질까봐 말 바꿉에 잔뜩 힘을 주고 걷는다.단원은 말 바꿉을 진묵의 필묵으로 이런 경지까지 잡아냈다.이 말은 신라시대 김유신의 말이 술에 취해 집으로 가던 중 예전 애인의 집으로 가자 말의 목을 베었다는 그 말 보다 더 충직해 보인다.과연 단원은 그의 호를 취화사라고 쓰기도 했는데 대취해 그린 이 명작은 내 뇌리에 오래 머문다.단원의 벗,이인문은 그림에서 누룩 냄새가 난다고 했다. 술을 즐기는 내가 생각하기론 '술은 신이 내린 식품 아닌가'. 그림에 취한 행복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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