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가 내리던 날,고종의길과 정동길을 걷다 260822
여우비가 내리더니 쨍하고 햇볕이 났다.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소낙비가 우두두둑 내린다.아내가 서울시청 하늘전망대에 가서 성공회대주교관과 덕수궁을 배경으로 어반스케치를 하자고 한다."굿 초이스"라고 응답하며 주섬주섬 그림도구를 챙긴다.한 시간여만에 도착한 덕수궁 앞마당엔 수문장 교대식을 하려는지 준비가 한창이다.시청광장을 가로질러 건너가려다 하늘전망대 개관시각을 알아볼려고 인터넷을 켜자 "아뿔싸 !" 토,일요일과 공휴일엔 휴관한다는 정보가 뜬다.
발걸음을 덕수궁으로 돌린다
숲공부하며 수차례 들렸던 덕수궁의 나무들이 반긴다.나무들을 관찰하던 루트를 따라 한 바퀴 돈다.어반스케치 할 만한 장소를 찾다가 돈덕전 앞을 지나자 '반화'전시회를 열고 있다.생소한 반화이기에 입장해서 관람한다.'반화'는 연꽃잎 모양의 금속화반에 소나무와 측백나무를 장식하고 모란 난초, 옥 등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공예품이다.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고종황제가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 체결후 프랑스 카르노 대통령에게 선물한 '반화'라고 했다.
고종의길이라
관람후 샛길 출구쪽에 '고종의길'이라는 팻말이 우리를 유혹한다.1896년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러시아공관으로 피신할 때 걸었던 120m 길이의 피신했던 길이다.고즈넉한 길 위에 이슬비를 뿌린다.고종황제는 이 길을 쏜살같이 걸었을 것이다.우리는 성벽을 따라 가련한 역사가 된 이 길을 소걸음으로 걷는다.
정동길엔 인파로 길을 메우고,우린 서울시립미술관으로
근대문화의 메카,정동길을 걸으며 정동제일교회,이화여고,구러시아공관등을 지나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들어섰다.유영국 추상화가전이 1층에서 열렸다.'산은 내 안에 있다'는 전시회 명칭이다.산을 추상화로 그려 문외한으로서 이해하기엔 난해하다.나는 작가의 그림에서 '산'의 형태를 파악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그림을 관람하고 있었다.기자보다 글을 잘 쓴다는 윤광한의 <심미안 수업>을 읽고 나서야 나의 관람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차라리 작가의 의도를 알려고 하기 전에 화가의 그림에서 색채에 먼저 빠져보기로 했다.어떤 것을 숨기고 어떤 것을 부각할 것인지 작가의 고도로 계산된 미적 감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앞으로는 추상미술 관람이 그렇게 난해하게 다가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다시 본 천경자의 미술화풍
2층으로 올라가 천경자 화백을 만난다.20여년 전부터 시립미술관에 들려 그의 그림을 관람해 왔다.그의 그림 93점은 1998년도에 서울시립미술관에 무상 기증하여 우리의 눈을 호강시킨다.어반스케치를 시작해서인지 눈에 확 띄는 그림이 하나 있다.<뵈르나에서> 1970,31*23cm.이 그림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었던 줄리엣의 집을 스케치한 작품이다.난 여기에서 집의 벽을 스케치한 그녀의 그림에서 벽을 그리는 아이디어를 하나 얻었다.어반스케치를 할 때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유심히 그림을 들여다 본다.천화백은 독서광이고 여행가였다.1970년대 외국여행이 쉽지 않은 때에 세계여행을 하며 스케치를 했다.지금까지 수차례 건성으로 봤던 천화백의 그림을 오늘은 천천히 관람하니 그의 작품이 놀랍다.어반스케치를 시작했기 때문일까.그의 작품이 모두 걸작이다.미술관을 나오니 하늘엔 새까만 먹구룸이 한 줄기 소낙비를 뿌릴 태세다.종종걸음으로 걸어 지하철을 탄다.
오늘 하루 어반스케치를 하려다 포기하고 고종의길과 정동길을 괴테처럼 걸었다.천경자 화백을 만나 기쁨이 두 배로 확장된 날이기도 하다.오늘 하루가 금귤처럼 탱글탱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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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반화전시실,존덕전






















고종의길

















정동길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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