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의 비련(悲戀)
이탈리아 파르마 왕립극장 내한공연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공연이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3회에 걸쳐 공연을 갖는다는 광고가 홍수를 이루었다. 아내와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공연 시작 전 이틀 전에야 예매를 시도하는 게으름을 부렸다. 인터넷 티켓 링크 사이트에서 10만원을 주고 B석 두 장을 예매했다. 물론 좌석 위치는 외야석으로 좋은 자리는 아니다.
몇 년 전 영국에서 뮤지컬 ‘캐츠’를 관람한 적이 있는데 내용을 사전에 모른 채 관람하니 쉽게 이해할 수 없어 갑갑한 일을 당한 경험이 먼저 떠올랐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대본을 미리 살펴볼 요량으로 검색하니 내용이 쏙 머리에 들어온다. 매니아라면 미리 음반이라도 듣고 가면 더욱 좋으련만...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무대가 펼쳐진다. 이집트의 무장 ‘라다메스’와 포로인 이디오피아의 공주 ‘아이다’와의 비련을 그린 화려한 음악과 장중한 무대장치며 동원된 인원, 코끼리들이 무대에 꽉 찬 대형 오페라였다. 문외한이 보기엔 ‘아이다’ 역을 맡은 ‘로만코 올가’의 성량보다 ‘암네리스’ 역을 하는 ‘캐롤린 세브론’의 성량이 더 풍부하여 주와 부가 바뀐 감이 들었다.
잠실 주 경기장 지붕이 터져 있어 반 야외나 마찬가지라 성능이 좋은 대형 스피커를 여러 군데 장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음향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조금 좁은 장소에서 연출해야 분위기가 훨씬 살아 날 것 같은 감을 받았다. 이 오페라 중 ‘라다메스’가 노래하는 <청순한 아이다>, ‘아이다’의<이기고 돌아 오라> <개선행진곡>등은 귀에 익은 음률 같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사랑하는 아내와 연극, 오페라 등을 즐기는 여유를 찾아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200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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