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새문안 길을 걸으며

천지현황1 2007. 7. 5. 17:39

-새문안 길을 걸으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중국국보전'을 관람하고 광화문 새문안길 일대를 걷다가 사방을 휘둘러본다. 옛날하고 많이 변모되어 있다. 새문안길 주위엔 박물관도 많이 들어차 있어 문화거리가 된 듯 하다. 농협박물관, 경찰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이화박물관이 있고 광화문 근처에는 구세군박물관, 한국금융사박물관 신문박물관도 자리하고 있다.

 30여년 전 서울에 처음 상경하여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때 구파발 형님댁에서 잠시 기숙할 때가 있었다. 광화문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구파발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당시엔 정류장이 100여 미터나 넓게 산재해 있어 중간에서 고개를 기린처럼 빼들고 도착하는 버스의 행선지판 번호를 읽었다. 한참을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맨 앞으로 휘익 버스를 주차하는 운전기사의 운전술에 시골 양반 걸음으로 다가가면 이내 버스는 훌쩍 떠나가버린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면서 50여 미터를 왔다 갔다 하다가 2~30분이 훌쩍 지나고 나면 짜증스럽기만 하다. '나는 걷는데 서울 사람들은 모두 뛰고 있음'을 안 뒤에야 나도 버스를 타기 위하여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서울 사람이 되어갔다.

 옛날을 회상하며 그 길을 걷다가 눈을 들어 빌딩 옆을 바라보니 거대한 인간 조형물이 망치질을 하며 시선을 붙잡는다. '나는 지금 인생의 어느 변곡점을 걷고 있는가?'-길을 가며 낯선 나 자신에게 그 길을 묻는다. (2007.07.04)

 

*새문안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