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그녀와 걷고 싶은 숨겨 놓은 길 하나 (남한산)

천지현황1 2008. 6. 14. 19:22

-그녀와 걷고 싶은 숨겨 놓은 길 하나 (남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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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14   *****

* 광주 은고개(08:35)-벌봉-봉암성-동림사터-동장대-북문-북장대-연주봉 옹성-마천동(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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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을 타면 행복한가? 대답은 '그렇다'이다. 언제 부터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주말이면 산행하는 것이 일상사가 되었다. 처음엔 건강상 등산만큼 좋은게 없다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다. 그러다 대자연의 사시변화에 흠뻑 빠져들어 계절의 변화를 느꼈다. 숲 속에 들면 답답하던 마음이 뻥 뚫리고 나도 모르게 기쁨이 솟고 대자연과 호흡하며 그 경이로움에 빠져들었다. 숲 길을 걸으며 사색을 즐기고 새소리에 밝은 귀를 쫑긋해대며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숲 길을 걷다가 한 떨기 야생화에 발걸음을 멈추고 인사를 건넨다. 모두가 산에서 얻는 기쁨들이다. 산 중독이다 싶어 한 주 건너띄면 산이 그리워 곧 배낭을 꾸린다. 비가 와도 눈이 산자락을 하얗게 덮을 때도 산은 늘 내 곁에 있음을 감사한다.

 

 흔히 말하길 부부는 서로가 인생의 동반자라고 한다.아내도 나의 산행길에 동반자로 동참을 시켰다. 이젠 그녀도 제법 산 길에 익숙해져 숲 길을 걷다가 콧노래를 부를 때가 있다. 아마 즐겁다는 증표이리라. 특히 바위 암벽을 겁내던 그녀도 이젠 제법 릿지에도 익숙하다. 특히 아내와 산길을 걸을 땐 부부 사랑 산행거리 5m 안팍을 지킨다. 이 거리는 다년간 아내와 산길을 걸으며 체득한 권장할 만한 부부 산행거리다. 멀리 앞장서 가다가도 뒤 돌아 보며 거리를 좁힌다. 5m 안팍은 참으로 유용한 거리다. 그녀가 지치지 않고 따라올 만한 거리이기도 하고 서로 상대방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사색하며 걷기에 딱 알맞은 거리이기도 하다. 내 페이스대로 씽씽 앞질러 가버리면 다음 동행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 전우익님의 글 제목이다. '혼자만 산 잘 타면 무슨 재민겨' 내가 산 다니며 전우익님의 글을 차용한 문장이 된 셈이다. 그래 우리두리 산 타며 사는 재미를 찾아보자. 이번 산행 길은 숨겨 놓은 보석 같은 숲 길 산성 가는 길이다.

 

 남한산성은 신라 문무왕 12년(AD672)에 토성으로 축성하고 주장성 또는 일장성이라 하였다. 조선조 광해군 13년(1621년)에 처음으로 남한산성을 경도보장지로 정하고 후금의 침략을 방지하기 위하여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하기 시작한다. 이괄의 난을 치르고 후금의 침입이 예상되어 인조2년(1624년)에 수어사 이서에게 명하여 수축케 하여 2년만에 준공되었다. 

 

 성의 구성은 본성과 외성, 옹성으로 되었으며 둘레는 11.76km이고 성곽의 높이는 3~7.5m이고 4장대(서장대만 보존), 4문, 5옹성, 16암문, 2봉화대가 있다. 현재 성내에는 장경사, 망월사, 개원사, 국청사가 복원되어 있으며 성내의 지정 문화재로는 수어장대, 청량당, 숭열전, 현절사, 침괘정, 연무관, 지수당, 행궁 등이 있다. 특히 남한산성은 인조14년(1636년) 병자호란 때 45일간 항전하던 곳이다. 지금은 울창한 적송 군락지로 그 때 그 시절의 암울했던 기억을 품은 채 말없이 무너진 성곽들이 길손을 맞고 있어 씁쓸한 마음이 저미는 곳이기도 하다.

 

* 포토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