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가평 곡달산)
* 2009.11.29 / 솔고개(08:45)-555봉-곡달산 정상-서낭단-한우재(11:10)
의사이면서 수필가이신 이시형 선생은 그의 저서에서 행복의 처방을 '명상, 좌선하라'하면서 사소한 것에 감동하는게 행복한 삶의 첩경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요즘 나는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이 행복임을 느끼며 산다. 나만이 몰입하는 세계가 있어야 인생은 즐겁다. 한 잔 술에 설움을 타서 마신다는 이도 있지만 한 잔 술에 작은 행복을 타서 마시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하루 24시간을 내 마음대로 재단하는 삶은 축복이다. 그래서 작은 사안에도 만족하는 삶이 곧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경기 가평 설악면에 위치한 곡달산(628m)은 산세가 부드럽고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는 산이다. 능선을 따라 6개의 암봉을 오르내리게 되는데 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노송, 암봉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낙엽이 수북히 쌓여 늦가을 정취를 한층 돋구어 준다.
곡달산의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6개의 암봉을 넘어야 한다. 높이는 630m로 낮은 편인데 봉우리가 많지만 산행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는다. 한 봉우리를 넘으면 또 한 봉우리가 나타나고 새로운 봉우리의 출현마다 산행을 즐겁게 만든다. 뒤 따라 오던 아내의 푸념이 재밌다. 끝날만하면 또 작은 봉우리가 앞을 막아선다. 그러나 산세가 순하고 험하지 않아 좋다. 정상에서면 탁 트인 시야에 통방산, 유명산, 용문산, 수리산 등이 눈에 들어온다. 10km 정도 떨어진 유명산의 유명세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아 산객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하산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올라온 능선과는 달리 내림길은 비가 살짝 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길이기에 가파른 경사길은 조심조심 내려야 할 정도로 힘이 든다. 역시 인생길도 마찬가지이지만 오름길이 쉬우면 내림길은 쉽지 않은 것처럼 대자연이 주는 이치는 한치의 오차도 없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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