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국보 제4호 ; 고달사지 부도 만나던 날 (여주 고래산)

천지현황1 2010. 1. 24. 22:46

-국보 제4호 ; 고달사지 부도 만나던 날 (여주 고래산)

 

* 2010.01.24 / 고달사지(09:10)-우두산(10:25)-고래산(11:02)-금동교(12:07)   약 8km / 3시간

 

 

 양평과 여주를 경계로 솟아 있는 우두산-고래산은 고달사지를 품고 있는 산이다. 지금은 폐사터로 남아 있지만 그 규모가 거찰이었다. 특히 고달사지 부도는 국보 제4호로 그 정교함이 부도 중 제일 빼어나다. 신행 기획을 한 이대장은 고달사지에 관심이 없는 듯 들렸다 가자고 해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는 이 기회를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대장에게 고달사지에 들렸다가 뒤 쫒아 가겠다고 말하고 고달사지로 향한다. 일행들이 고달사지를 비켜 가다가 내가 고달사지로 향하는 걸 보더니 많은 인원수가 뒤 따른다. 그러다가 결국은 전 회원이 모두 고달사지를 보고 들머리를 바꾼다. 오늘 산행대장인 이대장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신라 경덕왕 23년 (764년) 창건된 고달사는 거찰이었으나 아마 고려말 쯤 폐사되어 몇 년 전에야 발굴이 시작되어 지금은 덩그렇게 가람의 주추돌과 원종대사 혜진탑 등 일부만 그 모습을 드러내 놓고 있고 애잔한 모습으로 빈 터만 보이고 있다. 국보인 고달사지 부도는 고달사지 뒷 편 숲 속 언저리에 빼어난 모습으로 숨어 있다. 

 전국 사찰에 있는 부도를 많이 보아 왔지만 부조된 모습이 가장 빼어나다. 그림으로만 보아오던 실물을 보니 그 동안 밀린 숙제 하나를 한 것 같아 후련하다. 부도의 모습이 특이 하고 아름답다.

 

 

 

 

 

 

 

 

 

 

 

 

 

 

 

 

 

 

 

 

 

 

 

 

 

 

 

 

 

 

 

 

 

 

 

 

 

 

 

 

 

       고달사 원종대사 혜진탑비 귀부 및 이수 (보물 제6호)

 

 

 

 

 원종대사 혜진탑비의 여러 앵글로 본 모습

 

 

 

 

 

고달사지 석불좌 

 

  고달사지를 둘러 본 뒤 능선으로 달라 붙는다. 능선길은 육산으로 편안하다. 우두산 갈림길에서 우두산 정상을 갔다 와 다시 고래산을 향한다. 오늘은 아내는 3박4일 일정으로 딸아이 산후 조리 도우미로 간 탓에 오랫만에 내 페이스 대로  홀로 선두에 서서 땀을 좀 흘린다. 고래산 정상에 서서 뒤 따라 오는 후미를 6~7분을 기다리니 올라온다. 평일 검단산을 일주일에 한 두번씩 오른 탓에 폐활량이 많이 좋아졌다. 하산 길은 옥녀봉 가는 길 안부에서 창녕조씨 공원묘지 쪽으로 내려가기로 되어 있는데 아까 올라오다 보니 내림길이 희미하다. 그래서 정상 바로 동쪽으로 표지기가 붙어있어 그리 내려도 될 것 같아 일행 모두 가파른 내림길을 내린다. 서울 근교산이지만 산객이 많지 않고 산 길 안내 푯말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옥녀봉 가는 길을 또 놓쳤다. 결국 임도 길을 만나고 그 길 따라 내리니 지방도로와 만나는 금동교가 하산 날머리가 되고 말았다. 산 길도 인생 길을 닮았다. 오늘 산행은 공교롭게도 들머리, 날머리 모두 계획한 대로 되지 않고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