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들어갑니다" (가야산 남산제일봉)
* 2010.03.14 / 청랑동 청량사 입구(10:30)-청량사-남산제일봉-돼지골-해인관광호텔 주차장(14:00)
(출처: 국제신문에서 인용한 지도 속 블러거 재인용)
"법정 대종사, 불 들어갑니다"
며칠 전 입적한 법정스님의 다비식을 TV화면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그 중에서 특히 '삶의 방식'에 대해 더 각별한 생각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거창한 화두는 이제 접어두자. 젊은 날 <월든>의 저자 '소로우'처럼 숲 속의 삶을 동경한 적도 있었다. 법정 스님이 말씀하신 '무소유'는 지나치게 소유욕에 집착하는 나에게 탐욕을 내던지고 간편하게 사는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 간소한 삶를 실천하신 스승님의 한 분으로 기억될 것이다. 어제부터 스님의 다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순간 나는 가야산 남산제일봉에 섰다.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중생인 나에게 '버리고,비우기'의 삶 실천은 투쟁 수준의 인내와 고통을 수반한다. 그래도 실천하려고 발버둥치는 생활철학의 으뜸 바램이다.
가야산의 정남쪽에는 홍류동계곡을 사이에 두고 남산제일봉이 솟아 있다. 소나무 숲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저 가히 천하제일의 절경을 빚어내고 있다. 천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과 같다하여 불가에서는 일명 천불산으로 부른다. 능선 길 곳곳에 소나무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것 같아 감탄을 자아낸다. 능선 길을 걸으면서도 이따금씩 법정스님을 생각했다. 스님은 산 속에 기거하면서도 세속의 중생들에게 '세상 사는 법'을 그의 글 속에서 설파했다. 단순하게 사는 법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신 셈이다. 범부와 중생도 이처럼 살면 오죽 좋을까? 속세의 가족과 사회 속 일원이 되고 보면 스님처럼 살기는 꽤 어려울 듯 싶다. 하지만 탐욕만 줄여도 절반의 성공은 아닐까.
정상에 서서 심호흡을 한다. 오늘은 내가 산악회에 입회한지 2년 반만에 전국의 산문을 두드린 횟수가 100회 째 되는 날이다. 이를 기념하여 내가 정상행사의 주인공이 되어 만세삼창을 한다. 그리고 회원들로 부터 격려와 순금 한 돈의 뺏지를 전달받았다. 더 열심히 산에서 많은 사유와 건강한 삶의 방식을 찾아 실생활에 접목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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