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라' 187m 정상이 말했다 (신시도 대각산)
* 2010.06.13 / 신시도 배수갑문(10:20)-월영재-월영봉-운무로 우측능선 알바(30분)-월영봉-미니해수욕장-방파제-배수갑문(13:20)
해발고도 187m 대각산 정상은 끝내 밟아보지도 못한 산행이었다. 처음 산행을 기획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187m의 동네 뒷산 높이의 산을 기획하면서 오로지 새만금방조제 개통기념으로 방조제를 달려보는 체험이 곁들여졌기 때문에 위안삼았다. 산행거리도 짧을 것 같아 3시간10분으로 늘리며 섬 한바퀴를 트레킹할 요량으로 경로를 잡았다. 그러나 들머리 도착과 함께 간간이 내리는 빗줄기와 안개와 운무로 조망이 쉽지 않다. 가장 낮은 산을 힘들이며 알바했던 추억은 영원히 남을 것 같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 신시도에는 개통기념 자전거 대행진 페스티발이 열리고 있다. 그 때문에 33km의 새만금방파제 윗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대신 방파제 아랫길이 열려있어 그 길로 신시도에 진입한다. 군산-부안간 바다 물길 33km를 막아 1억2,000만평의 육지를 만들어내다니 실로 인간의 힘은 위대하다. 아직 신도시 건설은 요원하지만 그 넓은 면적은 효율적인 국토이용관리에 큰 몫을 할 것이다.
야미도를 지나 신시도에 도착하니 커다란 배수관문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주차장엔 이미 대형버스들이 들어차 있어 새만금투어를 체험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산행들머리로 접어들자 비가 오락가락한다. 게다가 안개와 운무가 섬을 휘감는다. 낮은 산을 기획한 탓인지 연로한 남자회원 사모님들이 몇 분 동행하신다. 그러나 산은 결코 만만치 않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법어를 남기신 성철스님의 말씀은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경구의 말씀이지만, 그대로 한 쪽 귀로 흘려 듣고 사는 나에게 오늘 큰 말씀으로 돌아왔다.187m의 낮은 산으로 치부하고 가볍게 덤벼든게 잘못이었다.
아직 행정력이 미치지 않아서인지 섬 산행 둘레길엔 이정표도 없다. 전국의 산을 돌아다녀봐도 어설프게나마 지자체에서 산행이정표를 거의 다 해 놓았다.그런데 이곳 대각산엔 아직 없다.거기다가 안개와 운무로 시야가 조망되지 않아 갈림길에선 올바른 길 찾기가 쉽지 읺아 베테랑 선두팀들 모두 엉뚱한 알바를 하는 통에 선두팀들은 결국 시간에 쫒겨 대각산 정상을 밟지 못하는 희안한 체험들을 하고 말았다. 다행히 후미팀들은 안개가 조금 걷힌 탓인지, 아니면 독도를 잘 한 탓인지 대각산 정상을 밟았다. 오늘 산행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산행사진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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