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 쿡 밸리 트레킹 / 7일차 (160226)
오늘은 퀸스타운을 떠나 남섬의 주요 관광지를 지나며 마운트 쿡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한다.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세와 양떼목장은 끝이 없다.카와라우 번지 점프대를 스쳐 지나가자 누군가가 구경 좀 하고 가자고 한다.17인승 밴을 개조한 차를 몰고 온 가이드 이호*님은 못들은 척 스쳐 지나가고 만다.그는 뉴질랜드로 20년 전에 이민온 교포다.택시 운전을 하다가 지금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민박업을 하며 자신은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소개한다.간밤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퀸스타운까지 400여 km를 달려왔다고 했다.눈도 부치지 못한 채 장거리를 차를 몰고 온 터라 저으기 오늘 운전이 걱정되었다.
양떼목장을 바라보다 의문이 하나 들었다.만나는 목장마다 양이 자는 쉘터(Shelter)가 보이질 않는다.그래서 물었다.방목하기 때문에 비가 와도 그저 목장초지에 풀어놓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숲이 없는 들판에 그저 서서 잠자다니'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섬은 가도 가도 들판이다.산은 화산폭발이 늦게 일어난 섬이라서인지 민둥산이다.초목이 거의 자라지 않고 조림지도 거의 없다.땅이 척박해 보였다.가로수로 양버들이 늘씬한 키를 자랑하며 가끔 나타난다.이곳에선 롬바르디 포플러로 불리고 있었다.가는 길에 멀리 마운트 쿡이 만년설을 머리에 이고 기품있게 자리하고 있다.상서로운 구름을 달고 그림처럼 보이는 쿡산은 시시각각으로 봉우리를 숨겼다 보였다 하며 길손을 유혹한다.
마운트 쿡
양버들 / 영명은 Black Poplar, Lombardy Poplar 라고 하는데 껍질(수피)이 검은색이 나서 블랙포플러라고 부르고 이태리의 북부지방인 롬바르디가 원산이라 롬바르디포플러라고도 부른다.
민들레 / 서양민들레는 아니었다
■ 마운트 쿡 밸리 트레킹 (160226)
마운트 쿡(3,754m)은 뉴질랜드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봉우리엔 1년 내내 만년설로 덮혀 있다.애드먼드 힐러리경이 에베레스트 등정 전에 연습삼아 등반했던 산이다.
힐러리경 조각상
산세가 험하지만 주변에 몇 개 유명한 트레일이 개설되어 일반인도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네 시간을 달려 마운트 쿡 히미티지 호텔에 도착한다.이 호텔은 일본인 소유로 쿡 산을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이곳에서 뷔페식으로 점심을 든다.창 밖으로 보이는 쿡 산은 어서 오라 손짓한다.마운트 쿡 밸리 트레킹엔 일본인 여성 가이드 두 명이 동반한다.마리꼬상과 유끼꼬상이다.모두 미혼자들이다.그들은 일본을 떠나 2-3년 세계여행 중 뉴질랜드 마운트 쿡 지역에서 가이드를 하며 지내고 있었다.그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며 트레킹을 즐겼다.
강풍으로 몸이 날아갈 지경이다.안전을 강조하며 그룹에서 이탈하지 말고 일렬종대로 걷기를 강조한다.우린 졸지에 선두대장과 후미대장 사이에서 꼼작없이 유치원생이 되고 만다.출렁다리 두 개를 건널 땐 강풍으로 앞으로 전진하기 힘들었다.일행 중 한 명이 작은 개울 나무다리에서 강풍으로 중심을 잃어 다리 아레로 밀려 떨어지기도 했다.멀리 쿡 산을 바라보며 후커호수까지 왕복 세 시간동안 즐거운 체험을 한다.강한 햇볕때문에 내 선그라스를 차에 두고 내려 난감했다.마리꼬상으로 부터 여분의 선그라스를 빌려 썼다.그녀는 향수병이 도져 금년 4월경에 일시 귀국을 한다고 했다.유끼꼬상은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그만두고 세계여행 중이었다.그녀는 1년 더 뉴질랜드에 체류하다가 귀국한다고 얘기한다.시집 갈 생각은 아예 없다며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귀엽다.그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트레킹이 더 즐거웠다.트레킹을 마치고 인근에 있는 마운트 쿡 백패커스 롯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마운트 쿡을 바라보고 있는 힐러리경 조각상
우리나라 '야고'를 닮았다
일본인 가이드 / 유끼꼬상(우)과 마리꼬상(좌)
■ 마운트 쿡 타스만 빙하수 보팅 체험 (160227)
아침 식사후 뉴질랜드에서 가장 크다는 타스만 빙하 호수로 자릴 옮겨 보트 체험을 한다.대형버스로 갈아타고 타스만 밸리로 이동한다.그곳에서 30여분간 계곡길을 걸어야 타스만 빙하호수에 닿는다.구명조끼를 입고 작은 보트를 타고 둥둥 떠 다니는 빙하 조각들을 감상한다.멀리 빙하가 떠내려와 조각조각 모여 독특한 모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안내인이 빠른 영어로 설명하여 단어를 많이 놓쳤다.거대한 빙산을 바라보며 1시간 동안 호수를 가르는 보팅을 즐겼다.
타스만 빙하호수는 1973년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한다.처음엔 조그만 웅덩이로 시작되었다.1980년경에 큰 폭으로 확장되면서 지금의 큰 빙하호수로 확장되었다.지금은 최대 폭 2km,길이 5 km,깊이가 200m에 이른단다.해마다 50-80m사이의 눈이 쌓여 내리며 이 눈이 7m의 높이의 빙하 얼음으로 변형되어 타스만 호수까지 흘러 내린다고 하니 빙산은 계속되어 호수의 넓이를 확장시킬 것이다.
빙하체험을 끝낸 후 우린 북섬으로 떠나기 위해 크라이스쳐치로 향한다.가다가 테카포 호수를 만난다.그곳엔 쿡산을 멀리 바라보며 작은 교회 하나가 호숫가에 서 있다.안을 들여다보니 30 여 명이 앉을 만한 긴 의자가 호수를 바라보며 놓여 있다.쿡산을 바라보는 통유리창엔 십자가가 덩그렇게 풍경을 깨트리고 있었다.5시간 쯤 가는 자동차 여행길엔 켄터베리 평원을 지난다.가도 가도 인적은 없고 간혹 양떼들만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인구는 적고 땅은 넓고 한가로운 바깥 풍경이다.
크라이스트처치 다 와서 비를 만난다.우린 공항에서 오클랜드행 항공 체크인을 한다.사람 대신 기계를 통하여 보딩 수속을 밟는다.기계에 여권을 스캔하면 몇 가지 질문사항이 화면에 뜬다.짐이 7kg 이내냐,아니냐,개별보딩이냐,그룹보딩이냐,위험물질이 가방안에 들었느냐,아니냐 등 질문 사항이 많다.모두 답하고 나면 자동으로 짐을 묶는 띠지와 항공권이 인쇄되어 나온다.태그를 붙여 짐 운반궤도에 올려놓고 짐을 부치는 일까지 모두 개인이 하는 특이한 체험을 한다.영어 이외에 서너개의 외국어를 선택하여 진행할 수 있다.한국어로 번역해 진행하는 시스템은 없었다.
17.55 분발 오클랜드행(NZ542)비행기를 탑승후 1시간 반쯤 걸려 요트의 도시 오클랜드 도착한다.호텔에 들기 전 저녁식사 장소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다름아닌 밀포드 트레킹을 함께 했던 오클랜드 교민이 식당으로 찾아왔다.깜짝 방문이었다.아~그런데 북섬 가이드와 아는 채를 하며 인사를 한다."우리 사장님이십니다"하고 소개한다.한재*님은 우리가 계약한 뉴질랜드 현지 투어 대표였다.신분을 밝히지 않고 남섬으로 날아와 밀포드 트레킹을 함께 하며 4박5일동안 정이 들었던 분이었다.3월중순경 한국에 들어 올 계획이 있다기에 오면 꼭 전화해 식사나 한번 같이 하자고 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그가 내놓은 와인 몇 병이 바닥을 드러내자 자리를 호텔로 옮겨 꿈나라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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