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의 『 사피엔스 』를 읽고
인류의 기원에서 부터 풀어놓는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통찰력에 감탄하며 책장을 넘겼다.인류학,사회학,미래학과 생물학 그리고 철학의 영역과 경계를 넘나들며 저술해 흥미진진하다.리처드 도킨스의 『 이기적 유전자 』를 먼저 읽었기에 인류의 진화과정이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생태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최상위 포식자인 사자가 있지만 그 위에 사피엔스가 존재한다.위대한 자연은 이런 생태계도 진화의 바람이 불어 견제와 균형으로 조절한다.사자의 포식능력이 커지자 가젤은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쪽으로 진화하지 않던가.
그는 역사상 3대의 큰 혁명을 약 7만년 전의 인지혁명,두번째 혁명으론 약 1만2천년 전의 농업혁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500년 전의 과학혁명을 들고 있다.특히 최근 200여년의 과학발전의 공과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결국 진화의 결과 인간은 더 행복해졌는가.그는 화두를 던지고 대답한다.신문명이 발달되고 새로운 발명이 하나씩 이루어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행복은 에덴의 낙원으로부터 몇 km씩 멀어질 뿐이라고 통찰한다.세월이 흐름에 따라 더 진화되고 문명화 되었지만 개인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는 것이다.
글을 읽으면서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차라리 수렵시대로 돌아가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이 비단 나 혼자만일까.현대는 너무 광속으로 다양하고 고도의 학습을 요구한다.개인의 삶을 지치게 한다.그리스의 철학자,에피쿠로스는 '인생의 가장 큰 목적은 마음의 평정을 얻는 것'이라고 했다지.마음의 평정은 많은 재산을 소유하거나 명예나 권력을 갖는 것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고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는 데서 오지 않을까 싶다.그의 놀라운 식견과 통찰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사피엔스는 이젠 신(神)의 경지를 넘보고 있다.자연선택이라는 진화과정을 거쳐 인지혁명으로 만물의 영장이라는 정상에 올랐다.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생명윤리문제와는 별도로 유전자조작 등으로 더 이상 호모 사피엔스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셈이다.아니면 과학발전이 재앙으로 부메랑되어 사피엔스가 멸종의 업보를 받지 않을까,저윽이 사피엔스의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지금도 사피엔스는 스스로 신이 되려 진화중이다.과연 진화의 끝은 어디인가.신(神)이 되는 것인가,사피엔스의 멸종인가.
추기) ; 하라리는 현생인류는 2100년 이전에 사라질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현생인류가 사라지는 것은 기후변화나 핵전쟁 등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고 '인간이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는 신적 존재'가 되기때문이라고 말한다.레이 커즈와일의 저서 ; 『특이점이 온다 』에서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이 다가와 인간이 비생물학적 존재로 나아가리라고 생각한다.하라리도 그의 후속 저서 ;『호모데우스 』에서 이러한 생각을 더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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