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한 달

조호바루 첫날 / 190121

천지현황1 2019. 1. 22. 06:16

조호바루 첫날 / 190121


어젯밤 자정 가까운 시각에 서울을 떴다. 요즘 며칠간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았다. 여섯시간 반 만에 KAL 647기는 우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내려놓는다. 꼭두새벽에 창 밖엔 싱가포르 플라이어가 랜드마크인양 도심 위치를 알린다. 싱가포르의 여름 공기를 호흡한다. 조호바루의 숙소 주인인 Mr.Ts가 출국장에서 우릴 마중한다. 그가 우릴 픽업해 조호바루 숙소까지 안내(S$80)해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그는 싱가포르에 산다.


어둠을 뚫고 서서이 싱가포르를 벗어난다. 국경을 넘으며 자동차 안에서 간단히 출입국 수속을 마치니 편리하다.(부모 미동행 여행증명서는 보여 주지 않았다 / 16만원  공증비가 하늘로 날라갔다.비행기로 입국시에도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 두 나라의 국경다리인 코즈웨이(Cause Way)를 건너니 바로 조호바루다.동트는 새벽에 말레이들이 이 다리를 건너 싱가포르로 일하러 가는 행렬이 길다.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다. 싱가포르로 넘어가는 도로도 이 꼭두새벽부터 정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나 사람 사는 세상은 똑 같다. 모두 바삐 산다. Mr.Ts와 이런저런 얘길 주고받다 보니 벌써 당가 베이에 있는 숙소에 도착한다. 꼬맹이들이 "와~좋다"며 발코니에서 감탄사를 토한다. 15층에서 당가 베이가 내려 보이는 뷰가 좋다. 앞 동에 가려 틈새만 보여도 좋다. 그한테 숙소에 대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는다. 친절한 사용 설명을 끝내고 그는 싱가포르로 귀환한다. 불편사항이 있으면 WHATSAPP으로 연락을 주고 받기로 했다. 동트는 새벽 하늘이 붉은 빛을 토한다. 드디어 기분 좋은 조호바루의 첫 날이 시작된다. 


말레이시아 휴대폰 유심카드를 길거리에서


짐을 대충 정리 후,당가 베이에 있는 숙소 근처를 배회한다. 신흥 주거지라 큰 쇼핑몰이나 생활 편리시설은 지금 준비 중이다.휴대폰 가게를 찾아 보지만 눈에 띄질 않는다. 지나가는 현지인을 붙들고 물으니 숍은 없고 현지 유심카드를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가면 살 수 있다는 대답을 듣는다.편의점에 가니 심카드는 있는데 카드만 팔 뿐 장착도 나 보고 하라 하고 모든 일체의 절차도 내가 해야 한다고 해서 포기한다.가게 밖을 나오니 도심을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만난다. 기사에게 사정 얘기를 하며 큰 쇼핑몰이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달랬더니 자기가 손가방에서 심카드 한 장을 꺼내더니 이것을 장착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내 여권을 스캔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잠시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성실해 보였고 출발시각을 넘겨가면서 이방인인 나를 도와주려고 한다. 한 달 사용하려고 한다며 몇 가지 조건을 제시하자 그는 열심히 그 조건을 찾아 절차를 마친다. 결국 길거리에서 내 신분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데이타 10 GB에 330 Min. 통화 가능한 심카드를 장착한다. 60링깃(18,000원 상당)을 주었다. 친절한 셔틀버스 기사다.


부킷인다의 대형몰,에이온몰(AEON MALL)을 찾아 


1인당 1링깃(300원 상당)을 주고 셔틀버스를 타고 부킷 인다에 있는 에이온몰에 간다. 푸드코너에서 식사후 과일주스 넉 잔(망고,키위,딸기,얌)을 사들고 네 가지 맛을 비교해 보며 깔깔댄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쌀 야채 과일 등 간단한 먹거리를 구매한다. 쇼핑몰은 쇼핑객으로 바글바글,왁자지껄 소란하다. 쇼핑몰안에서 젊은 한국인 여인들의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많이 들린다. 그들은 방학동안 아이들 영어 학원 수강차 들어 온 사람들일 것이다. 우리와는 전혀 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다. 요즘 조호바루는 젊은 엄마들에겐 핫플레이스다. 아이들 조기 영어 교육지로 뜬 곳이다. 영어학원 수강은 손주들과는 전혀 무관하다. 우린 이곳에서 놀며 짬짬이 영어 흘려듣기를 계속 시킬 것이다. 


다시 아파트 수영장으로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꼬맹이들은 아파트 수영장으로 달라뺀다. 아내는 짐을 정리하기로 하고 나는 수영장에서 애들의 안전요원으로 선택받았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쭉쭉 벋은 아파트 숲 속에 넓은 수영장이 있어 꼬맹이들에겐 천국이다.


해변 산책길


꼬맹이들을 겨우 설득해 수영장을 벗어난다. 집에 들어오니 시장기가 발동하나보다. 아내가 차린 저녁상이 근사하다. 발코니에서 바라보니 해변에 산책객들이 많다. 첫 날이라 쉬려다가 해변이 우릴 유혹한다. 우리도 야간 산책에 동참한다. 아름다운 이국적인 해변이다. 작은 넘이 코피를 쏟았다. 힘들었나 보다. 결국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코피 덕분에 한 시간만에 겨우 안식처로 돌아왔다. 큰 넘이 하는 말,"오늘 하루가 마치 일주일 지난 것 같아요". 오늘 하루를 엿가락처럼 늘려 썼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도 그렇다. 어찌하다보니 조호바루에서의 첫 날,하루를 25시간으로 늘려 썼구나. 내일은 푹 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