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남한산 / 190630

천지현황1 2019. 7. 1. 16:24

남한산 / 190630


* 마천역(08:20)-산할아버지 계곡길-산성 우익문(서문)-수어장대-제5암문-푯말삼거리-성불사-마천역(12:20) ... 약 8 km


된비알을 오르며 큰넘이 제 엄마에게 "힘들지 않아요?" 제 어미를 걱정한다.아마 산에 오랫만에 오르는 엄마가 걱정이 되나보다.작은넘은 제 아빠와 둘이서 연천으로 1박2일 체험학습 캠핑을 떠났다.하여 오늘 큰넘과 북한산 백운대에 오르기로 약속했었다.무더운 날씨탓에 바위산행은 숲속산행으로 바뀌었다.여간해서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않던 꼬맹이도 더위탓인지 힘들다고 한다.계단을 오르다가 호랑나비 애벌레도 만난다.말벌이 주위를 알랑거릴 땐 무섭다고 호들갑이다.산들바람이 초록바람을 일으켜 살랑거린다.


산성에 닿자 옛 성곽은 과거를 시시콜콜 묻지 말라고 한다.그저 역사의 수레바퀴가 남긴 흔적이려니.산성은 길게 누웠고 수어장대는 우뚝 섰다.아이에게 역사 강의는 하고 싶지 않다.그저 자연을 느끼고 숲을 즐겼으면 싶다.산성의 울창한 소나무숲은 건강한 자연의 모습을 드러낸다.우리 인간이 저들의 모습을 닮아 보라는 듯 늘름하게 무리지어 서 있다.소나무들의 침묵이다.침묵이 때론 웅변보다 낫다.나이가 들다 보니 침묵도 훌륭한 의사표시임을 안다.수도승들이 묵언으로 수행하듯 의도적으로 침묵하는 연습을 해야겠다.인생을 살면서 너무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한 것 같다.침묵을 실천해 말실수를 줄여야지.나도 침묵을 습관들이면 저 소나무들처럼 자연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