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서스3국 25일

여기는 바람의 도시,아제르바이잔의 수도,바쿠 / 190722-07.23 ... (2)

천지현황1 2019. 7. 24. 10:52

여기는 바람의 도시,아제르바이잔의 수도,바쿠 / 190722-07.23 ... (2)


그제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바쿠로 들어왔다.바쿠를 '바람의 도시'라고 하던가.열풍이다.햇볕 아래에선 뜨거운 바람이 훅 스친다.그늘에선 카스피해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줘 그나마 조금 낫다.꼭두새벽(현지시각,03:50)의 바쿠공항의 직원은 방긋 미소지으며 입국 목적을 묻는다.그것도 영어가 아닌 한국말이다.대답대신,"한국말을 능숙하게 잘 하네요".'여행' 이라는 대답 대신 불쑥 이 말이 먼저 튀어 나왔다.그녀는 만면에 모나리자 미소를 날리며 나의 입국 목적을 듣기도 전에 입국도장을 '쾅' 찍어준다.즐거운 여행하라며 여권을 건네준다.아~,이번 코카서스 여행이 만족스러울 것 같다.좋은 예감이 팍 든다.


시내 호텔로 들어오며 차창 밖 동트는 바쿠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평온하다.바쿠는 중동의 도시를 벤치마킹 하나 보다.'제2의 두바이'를 꿈 꾸는 도시라던가.구도심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푸니 긴 비행시간의 피로가 엄습해 온다.환승지 모스크바공항에서 7시간 넘게 대기할 때는 몰랐는데 몸이 많이 낡았나 보다.재레드 다이어몬드의 신간,<대변동>의 두꺼운 페이지가 많이 넘겨졌다.옛 버릇이 나도 모르게 툭 튀어 나온다.카스피해를 만나고 싶은 생각에 호텔 침대에서 나른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바쿠의 명소,올드시티는 유럽풍의 도시 


메이든 타워가 있는 성곽 유적지와 쉬르반 샤호프칸이 호텔에서 지근거리다.둘 다 유네스코 셰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명소들이다.올드시티의 성곽은 수원화성을 연상케 한다.메이든 타워는 고대 건축물을 추적해 보고 싶은 사람들이 꼭 둘러봐야 할 고대 건축물의 종합세트장이다.지금은 갤러리로 또 음식점으로 변경된 건축물들도 있지만 원통형 석탑,메이든 타워는 두꺼운 벽을 아직도 간직한 채 그 때 그 시절을 노래한다.메이든 타워의 입장시각이 10시라고 현지인이 귀뜸해 주어 입장을 뒤로 미룬다.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며 여기저기를 들여다 본다.지하도로를 건너 해변으로 직행한다.카스피해를 만나기 위해서다.이틀간 바쿠에 머무는 동안 올드시티의 성곽 유적지는 아침 저녁으로 우리들의 산책지로 서울의 올림픽공원을 대신한다.올드시티 성곽을 이리저리 골목을 누비며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본다.









                                          메이든 타워








카스피해의 바람은 열풍을 식혀 주고

러시아 남서부와 아제르바이잔,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 그리고 이란 북부지역으로 둘러 싸인 세계 최대의 내해다.해변을 걷다보니 연꽃 모양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오페라하우스를 상상해보지만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쇼핑물로 사용된다고 한다.언덕 위에 불꽃 모양의 세 건축물이 우뚝하다.바로 플레임 타워(불꽃타워)다.해변국립공원은 깨끗하게 정비가 잘 되어 있다.공원 내 휴지통도 친자연적으로  디자인 되어 있어 도시 설계의 세밀함을 엿볼 수 있다.여기저기에서 공원 숲을 가꾸는 근로자의 손길이 바쁘다.쓸고 닦고 꽃밭에 물을 주는 그들의 손길에 공원은 깨끗하다.이글거리는 태양은 걷기에 불편하지만 카스피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상쾌하다.숲 속 공원벤치는 카스피해를 맘껏 즐기라는 듯 멍때리는 시간을 곱절로 늘렸다.


플레임 타워의 야경은 타오르는 불꽃을 형상화하며 역동적으로 변화를 하며 춤을 추고

바쿠의 랜드마크가 자꾸 손짓해댔다.언덕을 오르는 쿠니쿨라를 타기 위해  환전을 먼저 해야 했다.10시에 은행 문을 열기에 한 시간 동안 공원의 숲을 거닐며 카스피해 바람을 맞는다.월요일이라 쿠니쿨라 운행을 하지 않는다.현지의 젊은이가 언덕을 걸어 오르며 월요일은 운행를 않는다며 팔로 x자 모습을 그린다.땡볕에 긴 언덕을 그 청년과 함께 가뿐 숨을 쉬며 올랐다.그는 언덕 꼭대기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다.어디에서 왔냐고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우리나라를 모른단다.한국을 모르는 청년도 있구나..그는 BTS도 몰랐다.영어로 설명을 해주니 영어도 모른단다.그래서 아까 손짓으로 x를 그렸나 보다.한류도 잘 모르는 듯 하다.나도 한국인이지만 문화홍보 대표격인 한류를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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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임 타워가 있는 언덕 한 켠엔 아르메니아와 영토 전쟁시 희생된 전몰장병들의 순국자 묘지가 있다.20대 초반의 전사자들의 사진이 바쿠 시내를 내려다 보며 조국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었다.바쿠 시민들이 쉼터로 쉬면서 가끔 들리기에 접근성이 좋아 보인다.그들이 있었기에 조국이 지켜졌으리라.언덕에서 바라보는 바쿠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플래임 타워는 독립된 세 개의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한 건물은 레지던스 타워로 아파트다.다른 한 건물은 33층의 호텔이고 또 다른 건물은 오피스 타워다.이 언덕 위의 세 건물은 바쿠의 명물이다.랜드마크이자 밤에는 불꽃타워로 명소다.카스피 해변 공원의 밤은 활기가 넘치고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생동감이 넘쳐 흘렀다.이 나라의 밝은 미래가 점쳐젔다.밤거리에서 노인들을 찾아보기란 가뭄에 콩 나듯 보이질 않는다.


또 하나의 바쿠 명소,쉬르반 샤호프칸 (Shairvanshahs' Palace)은

16세기 후반까지 이 지역을 지배했던 사르반 샤호프칸의 왕궁으로 15세기 건축물이다.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문화를 먼저 접해 본 여행객이라면 감흥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사마르칸트의 명물,구르아미르 영묘와 레기스탄 마드리사를 이미 관람한 여행객이라면 바쿠의 쉬르반 샤호프칸은 품격이 다른 유적으로 비칠 것 같다.하지만 이곳 나름의 특징은 있다.회랑벽에 부조된 다양한 부조물은 다른 건축물의 부조물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고 섬세하다.작은 면적에 영묘와 모스크까지 옹기종기 한 울타리에 모여 있어 미니어쳐를 연상시키는 건축물이다.어느 방을 둘러보다 지하를 내려다 보는 감시 창을 들여다 본다.아마 지하 감옥을 감시하는 감시구멍인 듯 하다.  


호텔이 구시가지 중심지에 있어 아침 저녁으로 올드시티의 성곽을 돌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릴 수 있어 좋았다.그네들은 우리와 달리 문화유적을 따로 모시고 살지 않고 함께 유적들과 부대끼며 사는 모습이 우리와 많이 달랐다.성곽내 건축물들은 박물관으로 음식점으로 개조되어 사용된다.성곽을 잇대어 레지던스를 짓고 산다.가게 옆 유적터엔 간이 식탁이 놓여지고 음식을 서브한다.비바람에 파괴되고 훼손된 채로 놓아 둔 유적들도 많다.문화의 차이는 생각과 인식의 차이다.








바쿠 인근의 고부스탄 암각화 단지 및 머드화산 탐방

둘째 날 버스 한 대를 단체로 대절하여 바쿠 인근의 고부스탄 암각화 단지를 방문한다.


석기시대 암각화라는 해설사의 설명이 있었다.4만년에서 2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이 암각화가 세 군데에 6만여 점이 산재되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오랜 세월을 지나 풍화작용으로 희미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암각화가 너무 뚜렷하다.손을 대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 마저 들었다.동물들과 사냥꾼들이 조각되어 있고 군무를 추는 여인들의 그림도 암각되어 있다.그 규모가 놀랍다.








머드화산엔 진흙이 보글보글 끓고 있다.화산이라고 했지만 해변가 모래사장에서 장난으로 만든 두꺼비집 동산보다 조금 크다.세 발짝 걸으면 보글거리는 화산 분화구인 정상에 선다.분화구의 직경은 30 cm 정도로 내 팔뚝 길이다.여성 여행객 몇은 머드팩을 시험해 보기도 한다.인도네시아에서 여러 곳의 화산투어를 한 탓인지 머드화산 투어를 하며 친구와 실소를 했다.




바쿠 시내를 벗어나자 온통 황무지 벌판이다.근교의 낮은 돌산엔 서민들의 보금자리가 달동네를 이루기도 한다.유전이 개발되어 산유국이라 부유하지,그렇지않으면 영락없는 빈국이 되었으리라.돌산 아래 아슬아슬한 경사지에 공동묘지가 줄지어 선 모습은 보기에도 안타깝다.금방 돌이 굴러 무덤을 덮칠 듯 싶다.시내를 벗어나면 황량한 벌판이다.돌아오는 길에 바쿠 시내를 버스를 타고 둘러 본다.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많다.내일은 세키로 넘어간다. 





아름다운 건축물,하진스키궁전

아내가 메이든 타워 옆에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다고 했다.밤에 찾은 건축물은 다른 옆 건축물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유럽풍의 고대건축물 형식으로 지어 타 건축물과 품격이 달랐다.지금은 상점으로 쓰인다.궁전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외관이 화려하고 옆 건물들과는 품격이 달라 보였다.




(* 한 건물로 보이지만 왼쪽 건물이 궁전이다.오른 쪽 건물이 호텔인데 잇대어 지었기에 한 건물처럼 보인다)



(07.24 아침 산책시 재방문하여 촬영)








해변 국립공원엔 아름드리 뽕나무가 10여 그루 노거수로 자란다.아마 몇 백년 전 누에를 키운 것으로 추정된다.서양측백나무와 양버즘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서 있다.가끔 소나무가 늘름하게 기개를 자랑하기도 한다.공원 곳곳에 녹음이 우거져 분위기가 산듯하다.


공원 광장의 아가씨가 새벽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굿모닝" 인사한다.나도 한 시간 후엔 바쿠를 떠나 세키로 향한다.

"빠이,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