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반 교외투어 첫날 / 코르비랍,와이너리,아레니1동굴,노라방크수도원,타테바 190811...(24)
아르메니아는 주변국들의 침략으로 굴곡의 역사를 갖고 있다.사실 코카서스3국 여행이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각광을 받기 전까지만해도 나도 이 나라들에 대해서 무지했다.실크로드를 여행하다보니까 실크로드의 끝자락인 이곳 나라까지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이 나라도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지만 옛 공산권에서는 관광지나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었다.캅카스 산줄기가 스위스 같은 풍광을 만들어낸다.기독교 유적지가 많아 초기의 기독교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특히 어제 들른 예르반의 역사박물관은 아르메니아의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꼭 들려봐야 할 필수 코스다.1세기에 바로톨로메오 사도와 타대오 사도가 이 나라에 처음으로 기독교를 전파한 후로 AD.301년 가독교를 국교로 선언한 최초의 나라가 되었다.이는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국교로 선언한 때보다 무려 100 여년이 빨랐다.이러다보니 기독교 초기의 교회모습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셈이다.오늘부터 3일간 예르반 교외를 중심으로 멀리 타테바까지 이 흔적들을 찾아보기로 한다.이번 여행중 만난 김 ㅇ 선 샘이 투어일정을 기획하고 주선하여 도움을 받는다.다섯 사람이 뭉쳐 밴 한 대를 이용하여 3일간 곳곳을 둘러보기로 한다.
1. 코르비랍 수도원
첫 방문지는 코르비랍 수도원이다.예르반에서 시내를 벗어나 성산으로 여기는 아라랏산의 설산을 바라보며 차는 달린다.아라랏산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아라랏산(5,137m)은 구약성서에서 대홍수가 난후 노아의 방주가 표착했다고 알려진 터키의 최고봉이다.사실 이 산은 처음엔 아르메니아의 영토였으나 터키에 빼앗긴 셈이다.우뚝 선 두 봉우리가 우리를 계속 따라왔다.밴 기사인 미스터 아르민이 서툰 영어로 설명한다.작은 봉우리는 작은 아라랏산,큰 봉우리는 큰 아라랏산이란다.길가엔 과일 장수들의 간이 가게들이 수박과 복숭아 자두 등을 진열해 놓고 파는 모습이 우리나라 관광지 도롯가의 과일가게와 비슷하다.산쪽으로 방향을 틀자 작은 언덕에 코르비랍 수도원이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설명에 의하면 이 수도원은 성 그레고리가 13년 동안 수도원 지하 감옥에 갇혔던 곳으로 유명하다.그는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고 아들은 해외로 도피한다.성 그레고리는 그리스도교를 공부하고 모국 아르메니아로 돌아와 그리스도교를 전도한다.그 와중에 그는 체포되어 이 수도원 지하감옥에 감금되어 13년의 세월을 버틴다.그러던 어느 날 꿈의 계시를 받고 병든 왕을 치료해 주고 그는 풀려난다.그는 위대한 그리스도교의 성자가 되고 국왕은 AD 301년에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다.
작은 예배당 안엔 지하로 내려가는 좁은 길 둘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을 내려가 보았다.반대편 더 깊은 지하방에 그가 투옥되었던 방인데 지하로 내려가는 줄이 길이 길어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다.
(김 ㅇ 선 님이 촬영해 보내준 사진 / 감사합니다)
2. 아르네 와이너리 탐방
코르비랍 수도원을 탐방후 밴은 서남향으로 방향을 틀어 이란,아르제바이잔,터키 국경지역에 접어든다.산천은 키르키스탄 산천을 닮았다.다만 암릉지대가 산을 주름지고 더 웅장하게 만든다.이란 접경을 향해 계속 달린다.가끔 황무지 벌판이 나타나다가 숲과 함께 오아시스처럼 아담한 마을이 나타나곤 한다.소와 말 그리고 양들이 초원에서 풀을 뜯는 모습도 간혹 한 폭의 그림이다.예레반도 그렇지만 이곳도 산으로 빙 둘러 있다.며칠 더 묵는다면 트레킹할 트레일도 상상으로 그려본다.
황량한 벌판 길을 달린다.길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가도가도 구부러진 산길을 넘으면 또 벌판이다.작은 구릉을 넘으니 아르네 마을이 나온다.차는 와이너리 앞에서 선다.미리 탐방을 예약한 터라 입장하여 바로 여러 종류의 와인 향을 맡으며 시음에 참여한다.화이트 와인 모젤 품종도 맛을 보았는데 내가 한국에서 즐겨 마시는 마주앙 모젤 맛과 향이 달랐다.레드 와인 시음은 7가지의 와인을 시음하고 보니 얼굴이 불콰해진다.위스키도 마지막으로 시음한다.목줄기를 타고 내려가는 화끈함이 기분을 업시킨다.
매장에서 레드 와인 두 병과 수제 꼬냑 한 병을 샀다.친구는 와인을 사는 내 모습을 빙그레 웃으며 바라본다.야릇한 웃음으로 허락해 준다.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역시 술꾼은 못말려'.
3. 에레니1 동굴
이 동굴에서 발견된 유물 몇 점이 어제 본 예르반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다.신발이며 도자기 등 소수의 유물들이 발굴되었다.이 동굴에서 소수의 사람들의 주거지로 종교생활을 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동굴 내부 촬영의 금지로 사진 자료는 없다.
4. 노라방크 수도원
붉은 바위산 모롱이를 돌아들자 작은 수도원이 산 중턱에 그림처럼 서 있다.대충 예르반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이미 주차장엔 관광객들로 빼곡하다.노라방크 수도원의 2층 성당이 특이했다.성당 건물 밖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아슬아슬하다.좁은 폭의 돌계단은 몸이 뚱뚱한 사람은 중심잡기가 여간 쉽지 않을 것 같다.9세기경 세워졌으나 1105년 Hobhannes 주교에 의해 수도원 복합체 (Complex) 설립이 추진되어 교육기관이 되기도 하였다.
5. 타텝 수도원
타텝은 예르반에서 180 여 km 거리로 남쪽에 위치한다.밴은 노라방크를 지나 남으로 남으로 기수를 돌린다.많은 황량한 들판길을 달리고서야 타텝에 도착한다.케이블카를 타고 1.1 km의 거리를 15분여 매달리다 보면 타텝 수도원에 도착한다.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다 보이는 작은 산속 마을은 뭣을 먹고 사는지 궁금하다.다른 마을과 많이 동떨어져 있고 산 속 마을이라 더 그런 생각이 든다.아르메니아의 많은 산촌마을이 해발 2,000 여 m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 궁금증은 증폭된다.
타텝수도원의 내역을 읽어보며 놀란다.이 수도원 역시 중세의 대학이다.7-8년간 숙식하며 배운다.산골마을에 수도원이 건립되어 대학 역할을 한 것이다.우리나라도 치면 조선시대 서원의 역할을 한 것이다.
주위 사위를 살피다가 엉뚱한 생각을 한다.케이블카 대신 트레킹을 할까.아니나 다를까.윗마을 초입에 안내판이 서 있다.아랫마을까지 7 km의 트레일이 있는데 소요시간은 한 시간40여분 소요된다고 안내한다.조금만 서둘렀으면 케이블카 대신 트레킹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하지만 함께한 일행도 있고 예르반으로 돌아가는 시간도 있어 꿈을 버린다.오후7시에 타텝을 출발한 밴은 늦은 밤 11시 반이 되어서야 호텔에 도착한다.아침 8시에 시작한 투어가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늘어져 저녁식사 시간까지 아끼며 긴 여로를 달렸다.현지인 기사,미스터 아르민은 피곤할 텐데도 우리에게 "'바이,투머루"하며 웃는 낯으로 헤어진다.
(* 우리는 타텝으로 오는 길에 기사,아르민의 가족들과 카페에서 만났다.아르민은 32살의 기혼자다.이 시골에서 혼자 예르반으로 올라와서 관광 밴 기사를 하며 혼자 지내고 있다.그는 그의 가족을 만나자,부인과 두 딸,일곱살과 두살박이 딸의 볼에 키스를 퍼부어댄다.사연인즉 한 달에 한 두번 가족과 상봉한다는 얘길 듣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계기도 됐다.그의 부인은 예르반으로 집을 옮겨 함께 살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아들을 보기 위해 부모님들도 함께 카페에 나왔다.그들 가족의 진한 정을 나누는 장면을 목격하고 조금은 가슴이 뭉클했다.아르민이 부지런히 돈을 벌어 가족이 함께 예르반에서 살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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