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함께 한 호연지기의 산과 여행

운길산-예봉산 이어걷기 / 200408

천지현황1 2020. 4. 9. 14:32

운길산-예봉산 이어걷기 / 200408

 

* 운길산역(10:25)-수종사-운길산-새재고개-적갑산-철문봉-예봉산-율리봉 아랫길-운길산역(18:23) ... 17.25 km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꿔놓았다.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다.대중교통 보다는 개인 차량을 이용한다.사람이 많이 모이는 주말 대신 평일 한적한 시간대를 이용하여 서울 근교산행을 한다.근교산행지를 고르다가 아이들의 인내력 테스트를 겸해 긴 산길을 찾는다.운길산-예봉산 이어걷기로 낙점되었다.아이들에겐 약간 무리한 산길 같기도 하다.무리라고 생각되어 많이 고민하였다.미세먼지가 걷힌 날 배낭을 서둘러 맸다.

 

아이들이 먼저 묻는 말은 "바위산이나요?" "아니,흙으로 된 육산이란다." 실망의 눈빛을 보인다."대신 아름다운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며 걷는 길이란다." 수종사와 관련된 전설을 얘기해주며 솔숲 계곡길을 오른다.수종사 삼정헌에서 차 한잔을 공양받으려는 생각은 부서졌다.삼정헌 문이 굳게 닫혔다.차실을 당분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이곳 절집까지도 코로나19의 영향은 미치고 있었다.약수 한 잔을 마신다.이 약수를 세조대왕도 마셨을까.

 

운길산 정상을 향해 끙끙대며 오른다.발치 아래에서 노린재 한 마리가 눈에 띈다.무슨 노린재일까.(나중에 곤충도감을 찾아 보니 '갈색날개노린재'다) 된비알을 오른다.땀을 흘리고 나서야 운길산 정상에 섰다.북한강과 남한강,두 강의 물줄기를 한 곳으로 모여 들어 두물머리를 만든다.산과 강이 한 폭으로 그림처럼 조망된다.멀리 가야할 예봉산 정상의 측우설비가 아스라하다.

 

아이들이 동물 똥을 발견하고 아마 멧돼지 똥일거라고 하며 사진을 찍어 둔다.강바람이 세차다.진달래 능선의 꽃들이 바람에 하늘거린다.오르고 내리는 산길이 계속된다.아이들은 묵묵히 잘 걷는다.가끔 작은 넘이 앞서 걷다가 "진또배기"노랫가락을 흉내낸다.흥얼거리는 것으로 보아 아직 힘이 남아돈다는 증거다.운길산역을 출발한지 여섯 시간만에 예봉산 정상에 섰다.율리봉으로 내리다가 다시 운길산역으로 내리려면 두 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작은 넘이 조금 지쳐간다.큰 넘은 자세가 아직도 흐트러지지 않고 걷는다.그 모습이 영락없는 산꾼이다.내림길인데도 작은 봉우리 대여섯개를 오르고 내린다.산그리메가 서서이 어둠을 불러오려는지 서산해는 검붉게 능선을 넘어간다.오늘 아이들은 긴 산길을 무난하게 이어 걸었다.어린이 초보 산꾼이 되었다.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관악 6봉능선도 타고 백운대 정상에도 한번 서보자.이젠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산친구가 되었다.

 

 

매화말발도리

갈색날개노린재

멧돼지 똥

 

금붓꽃

11 자매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