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 방랑기 2

한라산 영실코스 220808

천지현황1 2022. 8. 8. 15:29

* 220808 / 영실탐방안내소(06:05)-윗세오름-남벽분기점(08:10-08:40)-영실탐방안내소(11:15) ... 11.6 km

 

천변만화로다!

새벽 숙소를 나설 때는 하늘은 캄캄했지만 비 예보는 없었다.25분만에 영실탐방소 주차장에 도착 할 즈음 세찬 비가 차 유리창을 두드렸다.새벽 드라이브한 셈 치고 차를 숙소로 돌릴까 말까 망서리는 중에 거짖말처럼 비가 멎었다.'오! 한라산 오백나한이시여,감사합니다.'운무는 산허리를 넘나들었다.오백장군은 운무에 숨고 기암은 살짝 몸체를 드러냈다가 숨긴다.선작지왓에 닿자 윗세오름은 금방이다.윗세오름대피소 쉼터에서 아침식탁을 차린다.해우소엔 슈베르트의 교황곡 제8번 <미완성>곡이 흐른다.아이들은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근심을 털어낸다.

 

운무는 백록담 남벽을 가두고 보여주지 않는다.남벽에 거의 다달을 즈음에야 운무쇼가 펼쳐진다.아이들의 함성이 터지고 하늘은 열린다."와~,보인다."나는 운무가 펼치는 구름쇼를 보다가 "천변만화로다."탄성이 터졌다.말로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변화에 넋을 잠시 앗겼다.고산의 들풀은 바람이 불어 꺾어지기도 전에 드러눕는다.그들의 생존전략일 것이다.향나무도 누워서 자란다.그래서 이름도 '눈향나무'다.모두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이치를 가르쳐준다.

 

남벽분기점 나무데크에 퍼질러 앉아 시간을 낚는다.아이들이 간식으로 과자를 먹는데 까마귀 한 쌍이 찾아와 먹이를 나누어달라고 나무데크에 올라 앉아 조른다.과자 부스러기 몇 조각을 남겨두고 자리를 뜬다.운무쇼는 하산길에도 계속 이어진다.작은 넘이 앞서가며 한 마디를 툭 던진다."할아버지,한라산 영실코스는 쉽네요.제주를 떠나기 전에 한번 더 와요,네~."  

할매가 "다음에 어리목코스로 한번 더 윗세오름까지 올거야'라며 말을 받는다.오백장군의 전송을 받으며 산을 내려온다.

 

 

 

게박쥐나물

호장근

 

호장근 군락지

 

도라지모싯대

 

눈향나무

 

금방망이

한라솜다리

 

제주달구지풀

 

구상나무

 

곰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