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화야산 230408
* 삼회1리 마을회관 주차장(12:20)-운곡암-화야산-절골-주차장(18:50) ... 약 10 km
작년 4월17일 화야산 산행시 얼레지꽃이 져 올해는 10일 쯤 앞당겨 화야산을 찾았다.지난 주 포항 내연산에 동행한 둥이들에게 얼레지꽃 구경을 가자고 유혹해 함께 산을 오른다.내연산에서 얼레지꽃을 처음 만났기에 아이들은 좋다고 했다.산 들머리를 들어서자 기대는 점점 실망으로 바뀐다.꽃사진을 찍으로 온 진사들이 간혹 눈에 띄었으나 그들도 실망하기는 마찬가지다.이미 얼레지꽃은 열흘 전쯤 만개했고 이젠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있었다.간혹 무리 중 한 두 개체만이 화사한 꽃 모습을 하며 산객을 유혹했다.금년 봄이 유난히 온도가 높아 식물들이 제 때를 잃고 일제히 함께 일찍 피어난 것이다.
둥이들과 화야산을 오르는데 13개울을 만난다.엊그제 내린 비때문에 계류에 물이 많아 건너기가 쉽지 않은 개울이 8개 쯤 된다.그 때마다 두 넘을 차례로 업어 개울을 건넌다.처음에는 손주들을 업고 건너니 저희들도 재밌어했다.그런데 계속 여덟 번이나 할배 등에 업혀 개울 징검다리를 위태위태하게 건너야 하니 저희들도 물에 빠질까봐 겁이나는지 할배의 목을 꽉 잡는다.세어보니 13 개울 중 여덟 개울을 업고 건넜다.(왕복 16번)
손주들에게 만개한 얼레지꽃밭을 보여주려던 계획은 이미 물건너갔다.하지만 여러 풀꽃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대극,산괴불주머니,피나물,미치광이풀,족도리풀 등 꽃들을 만날 때마다 발걸음을 멈춘다.이젠 돌밭길 된비알만이 우리 앞에서 오름길을 힘들게 한다.작은 넘이 몇 번이나 "되돌아가고 싶다"를 연발한다."정상을 가 봐야지." "포항 내연산보다 높아요?" "글쎄,정확히 모르겠네.아마 비슷할거야.올라가서 확인해보자." 끙끙대며 된비알을 올랐다.드디어 정상에 서자 하이파이브를 해댔다.정상석엔 754,9m라고 기록되어 있다.또 다른 정상석엔 755m라 되어 있다.무려 3시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서서 사위로 터진 조망을 즐기다가 바로 하산을 시작한다.가는 길엔 뾰루봉을 향해 가다가 절골로 내린다.절골안부에서 개울로 내리는 하산길은 손주들에겐 매우 험난한 하산길이다.4~50도 경사길에다 낙엽이 쌓여 여간 미끄럽지 않다.그래도 밧줄을 잡고 균형을 잘 잡으며 안전하게 내린다.올라가는 길은 돌길이,내려가는 길은 급경사가 우리를 긴장하게 했다.둥이들이 여태껏 다닌 어느 산보다 산행 난이도가 제일 높은 것 같다.이젠 이 넘들도 한라,지리 설악을 제외하곤 어느 산이나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유치원 시절,초등학교 입학 전에 20 여개 산을 데리고 다닐 계획을 혼자 세워두었다.(현재 8개 산 산행) 아이들에게 자연친화적인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 가평 날씨가 새벽에 영하 3도,낮엔 최고 11도이기에 오후 산행을 계획했던 터라 해가 뉘웃뉘엇 서산을 넘으려는 시각에 하산을 한다.배가 고파하는 아이들에게 서종제빵소에 들러 빵 한 조각을 사서 허기를 달랜다.양수리 불빛을 달려 귀가하니 밤 8시가 훌쩍 지난다."할아버지랑 다음에 또 산에 갈래? 갈 사람 발 들어봐라 "자동차 백미러로 힐끗 쳐다보니 두 넘 다 발을 들고 있었다." 조금 지나니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피나물
삿갓나물
미치광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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