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군포 수리산 240901

천지현황1 2024. 9. 1. 18:16

군포 수리산 240901

 

* 수리산역(09:55)-철쭉동산-능내정 무성봉-슬기봉 못미쳐 우측 소로-능내봉-수리산역(12:10) ... 6.8 km

 

금년 여름은 유난하다.예년 같으면 8월15일이 지나면 바람이 달랐다.올해는 그제까지도 한 달 이상 열대야가 지속되는 더위로 잠을 설쳤다.35~36도를 넘나들던 불볕더위도 태풍 '산산'이 몰고 갔다.일본을 관통하며 5일동안이나 많은 비를 뿌려 일본은 피해가 컸다.우리나라를 비켜가는 태풍 진로 덕분에 서울의 기후는 선선해졌다.농익은 여름도 물러가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제낀다.

 

울창한 숲길을 생각하다가 군포 수리산 무성봉을 간다.비오는 날 걷기 좋은 숲길로 메모해둔 산행지다.집에서 한 시간여 지하철을 타면 교외에 이런 멋진 숲을 만날 수 있으니 행운이다.

 

우린 혹한기나 혹서기에도 산행을 쉬지 않는다.혹자는 무모하고 어리석다고 할지 몰라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기쁨을 모른다.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임계치를 넘어 자신을 밀어붙일 때 한 단계 실력이 업그레이드 되고 도파민이 많이 생성되는 경험을 한다.몰입의 기쁨은 최고의 행복감이다.마찬가지로 우린 혹한기에도 혹서기에도 남이 쉴 때 산행을 이어간다.코로나시절 1월 혹한기에도 경북의 산들을 8박9일을 울진 백암온천에 머물며 매일 산행을 즐긴 기억이 새롭다.그 때 왠만한 경북의 산은 다 올랐던 것 같다.특히 영하 15도의 해풍을 맞으며 올랐던 울진 백암산과 칠보산,팔각산,응봉산의 산행기억이 또렷하다.

 

어제는 친구들과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하는 산행 하는 날이었다.한 친구는 지인의 결혼식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연락이 왔다.또 한 친구는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았으니 한번 더 쉬자고 했다.또 다른 한 친구는 아예 소식이 두절이다.7월에 이어 8월도 정기 산행을 쉬고 말았다.웃으며 아내에게 말했다."이 친구들은 더운 날엔 밥을 먹지 않나보다".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산행을 하는 내가 비정상인가.좋은 습관은 루틴화해서 지속해야 한다.내 후반생의 최대 가치는 '산행과 여행'에 으뜸을 두고 산다.건강은 그 결과물이겠지.앞으로 10년만 이렇게 즐기고 홀연히 떠나고 싶다.

 

산을 내리다가 어린 나무 가지에서 겨울눈을 발견했다.식물도 다음 해에 잎과 꽃을 틔우는 겨울눈을 여름부터 미리미리 만든다.하물며 우리 인생도 미리미리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야지 않겠는가.

 

 

'숲 속의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암산-삼성산 이어걷기 240922  (2) 2024.09.23
삼각산 백운대 240915  (6) 2024.09.15
대모산 240818  (1) 2024.08.18
서울 남산 240817  (0) 2024.08.18
남한산 240811  (0) 2024.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