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ify my life
조직생활을 하다 갑자기 그만두면 시체에서 이 빠져나가듯 주위사람들로부터 연락이 끊기고 본인도 연락을 꺼린다. 세상이 다 그런 걸 사람들은 그것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주변을 정리하면서 삶을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삶의 단순화란 무엇을 말함인가? 엘레인 제임스는 <우리는 너무 복잡하게 산다>라는 글에서 '삶의 규모를 줄이고, 평온함을 추구하며 복잡함을 떨쳐 버리고 동분서주하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시간적 여유를 갖자'고 설파한다. 어수선한 것을 말끔히 정리하고 난 후의 느낌은 상쾌하고 홀가분하여 매사에 정신 집중도 높힐 수 있다.
사회생활은 서로 이해관계로 맺어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만 자기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때엔 너나 할 것 없이 매몰차게 정을 건네지 않는 게 현실이다. 우린 삶을 살아가면서 미리 연습하는 셈치고 주변을 정리해보자. 주변을 정리해두면 정말 필요하고 긴요한 질 높은 삶을 즐길 수 있다. 쓸데없는 사안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서 좋다. 우리는 더불어 산다는 미명아래 또 사회생활 한답시고 너무 많은 시간을 별로 유익하지도 않은 사람들과 만나 쓸데없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어느 작가는 “인생은 연습도, 재 공연도 안 되는 단 1회의 연극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자기 인생은 딱 한번 있고,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이 지나간다. 재 공연도 안 되는 삶을 보다 유익하게 살려면 지금 당장이라도 내 삶을 단순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을 단순화하면 알찬 시간계획도 짤 수 있다. 아침에 기상하여 맑은 정신으로 기도하고, 명상도 하고, 책도 읽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적당한 산책도 하고 수시로 짬을 내어 맨손체조도 해보자. 주중 무슨 요일엔 영화도 한편 보고, 주말엔 훌쩍 여행스케줄도 잡아보자. 동해바다도 만나보고, 서해바다 짠물도 만져보자. 산을 찾아 들꽃도 구경하고, 야생화 군락지를 찾아 갓 피어난 청초한 꽃망울 터지는 순간도 카메라에 담아보자. 한가로이 옥외 온천 탕에 몸을 담그고 푸른 하늘도 쳐다보자.
사람들은 이런 일들을 사치스런 생각이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내 삶을 단순화시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리미리 내 삶을 단순화시키는 연습을 해두자. 훗날 고독과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임을 실감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날이 따뜻해지면 외딴 섬 마을이나 조용한 바닷가를 찾아 연애소설 몇 권 싸들고 파도소리 들으러 가야겠다. (200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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