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색동옷 입은 도봉산 자운봉 - (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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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0.24 / K형 부부와
* 망월매표소-원도봉 계곡- 망월사-포대능선-자운봉 정상-천축사-도봉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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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에 오를 때마다
도봉산이 손 짓 해대서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던 산, 도봉산을 가기로하고 집을 나선다. 도봉산 역시 너무 많은 인파에 시달리기 때문에 자주
산행하기가 선뜻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은 자운봉이 그리워 만나고 싶은 산이다.
서울시 도봉구, 경기 양주군, 의정부시를 경계로 암봉을 품고 서 있는 산, 높 이 739.5m의 도봉산은 서울 근교의 산으로 삼각산과 함께 북한산 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며 교통이 편리하고 산세가 아름답다.
운악산과 불곡산을 거쳐 남서쪽으로 달리던 한북정맥이 삼각산에 이르기 전에 수려한 화강암으로 솟은
산이다. 우이령을 경계로 삼각산과 이어져 있는 도봉산은 현재 서울 도봉구와 경기도 의정부,·양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주능선 상에는 최고봉인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등의 암봉과 서쪽으로 다섯 개의 암봉이 나란히
줄지어 있는 오봉이 있다. 선인봉, 만장봉, 주봉, 우이암은 각기 거대한 암벽들이다.
도봉산은 우람한 기암괴석과 뾰족하게 솟은 암봉들이 장관을 이루며, 사방으로 뻗은 계곡을 따라 녹음이 우거져 있어 북한산과 더불어 산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사계절 모두 즐겨 찾는 산이지만 가을이면 단풍의 물결이 어느 산 못지않다.
K형 부부와 며칠 전 단풍 구경 얘기가 오가다가 도봉산 단풍구경으로 낙착이 되어 이른 새벽 두 부부가 산행을 한다. 산도 울긋불긋, 등산객들의 옷차림도 울긋불긋 산도 사람도 색동옷을 입었다. 코스를 망월사를 경유해서 포대능선을 타고 자운봉 정상까지로 잡고 산을 오른다. 망월사 계곡엔 단풍과 바위와 어우러져 장관이다. 자연의 오묘함을 바라보며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내 마음도 덩달아 붉은 단풍처럼 붉어진다. 왜 이렇게 마음이 홀가분할까? 계곡에 앉아 암봉을 바라보는 눈이 시원하다. 서울에 이런 산이 같이 산다니 사람들은 더 없이 행운을 갖고 산다.
계곡과 나무와 바위 그리고 푸른 하늘, 모두가 한 폭의 산수화다. 산수화 속으로 푹 빠진 나는 신선인가. 포대능선은 중년의 여인이 지나기는 꽤 신경이 쓰이는 코스다. 몇 년 전에도 아내는 그 코스에 혼 줄이 났었다. 그런데 오늘은 씩씩하게 잘 버티며 암벽을 오른다. 암봉을 오르는 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단풍 절경을 보고 싶은 사람들로 산이 몸살을 앓는다. 자운봉 정상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사람들로 꽉 차 있다. 계곡의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름답다는 탄성으로 채워지고, 멀리 사패산 쪽에도 단풍으로 산이 불타고 있다. 자운봉 정상에서 조금 비켜 선 너럭바위에서 비좁게 자리를 마련하고 점심식사를 한다. K형 부부가 정성들여 준비해 온 도시락엔 상치 쌈, 총각 무, 계절에 늦은 풋 고추와 된장이 놓여지고, 우리가 준비한 과일과 조 껍데기 술상이 차려지니 임금님 수라상에 못지않게 푸짐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허기진 배를 채우니 불타는 산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한 참을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다가 천축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
길이 더욱 조심스럽다. 암릉이 미끄럽고, 산을 오르고 내리는 인파로 하산 길이 쉽지
않다. 하산 길은 많은 인파로 꼬리를 문다. 먼지를 마시며 내려오는 길은 그리 상쾌하지 않다. 조심조심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 본다. 꼬리를 무는 하산 행렬을 따라 무심으로 걷다보니 어느덧 도봉 매표소에 다
달았다.
도봉 유원지엔 먹자판이 벌어진다. 뒤풀이 하산주연이 길 가 주막마다 가득하다. 메추리 꼬치 굽는 냄새가 우리 일행을 유혹한다. 하는 수 없이 우리도 서울 탁주 한 사발로 뒤풀이를 하고, 단풍든 얼굴로 서로 마주보며 사고 없이 즐거운 산행을 자축하며 건배를 든다. (200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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