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산 검단산에도 산불이 (검단산-용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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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4.05 / 아내와 함께
*산곡초등학교(09:20)-검단산-고추봉-용마산-은고개(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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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에 산불조심 현수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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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와서 보니 산불이
오늘은 4월 5일 식목일겸 한식날이다. 아침잠에서 깨어 뉴스를 보니 비무장지대 산불과 양양의 대형 산불 소식을 알리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온다. 왜 꼭 하필이면 식목일엔 어김없이 산불이 나는가. 양양의 산불은 민가에 까지도 사납게 덮치는 모습을 방영해주니 마음은 영 짠하다.
시골 성묘는 주말에 가기로 하고 가깝고 한적한 코스로 아내와 함께 서울 근교산, 검단산-용마산을 종주하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하남시로 들어서서 산곡초등학교 입구 공터에 차를 세운다. 산행 길엔 한참동안 계곡이 나란히 동행한다. 봄 가뭄에 물은 적어도 ‘졸졸졸’ 냇물소리가 정겹다. 계곡엔 생강나무가 여기저기 꽃망울을 터트려 봄을 알린다.
![](http://koreasanha.net/bbs/data04611/11126862557.jpg)
![](http://koreasanha.net/bbs/data04611/11126862556.jpg)
검단산 산행길의 들머리로 안창모루 쪽을 가장 많이 애용하는데 오늘은 호젓한 산길을 걷고파 산곡길을 택했다. 곳곳에 산불조심 현수막이 걸려있어 산불조심에 경각심을 더해준다. 아주 조그만 이름모를 들꽃이 산길 돌 틈에 피어나 있어 앙증맞다. 산행하기에도 아주 좋은 날씨다. 웃옷을 벗어 제치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조용한 산길을 오른다. 장수탑과 통일탑을 지나 팔각정 쉼터에 다다른다. 지금은 팔각정은 철거되고 소나무 몇 그루만 그 터를 지키고 있다.
지금쯤 들머리 호국사길이나 안창모루길은 산객들로 초만원이리라. 그런데 산곡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어쩌다 가끔 산객을 만날 뿐 새소리와 적막과 고요함과 벗할 뿐 어깨를 스칠 일도 없어 좋다. 오르락 내리락을 몇 번 하니 벌써 고추봉을 지나 전망바위에서 숨을 고른다.
용마산 가는 길엔 졸참나무 군락이 오솔길을 따라 동행한다. 아직도 진달래는 꽃망울이 여물지 않았다. 생강나무 꽃만 산 계곡 여기저기에 피어 있어 검단-용마산의 봄을 알릴뿐이다.
용마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팔당호엔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어 시야가 좋지 않다. 붕어찜으로 유명한 분원 마을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모습만 보일 뿐 안개로 아련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가 있는 마현리 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처럼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줄기를 합수한 물이 휘 감아 돈다.
용마산을 내려오는 길에 옹기종기 무덤가엔 성묘객들이 눈에 띈다. 교통 혼잡을 핑계로 금주 말 시골 성묘 계획을 세운 게 죄송스럽다. 잠깐 조상님들에게 죄스러운 마음이 일어난다.
은고개 방향으로 산을 내려오는 길에 밭둑에 자란 쑥을 보고 아내가 쑥을 캐기 시작한다. 나도 아내 곁에 자리하며 쑥을 캔다. 저녁식탁엔 봄 내음이 진동할 것이다. 시장기가 몰려와 근처 음식점에서 쌈밥 정식에 반주를 곁들이니 맛이 꿀 맛이다.
아~ 식사를 끝내고 마당으로 내려서는 순간 검단산 8부 능선에 흰 연기가 펑펑 솟아오르지 않는가. 14:05분, 휴대폰으로 119 로 산불소식을 알린다. 그곳에서도 알고 있는 것을 보니 아마 나보다 먼저 알린 사람이 있었나 보다. 곧 이어 산곡초등학교 들머리로 소방차들이 들어 닥친다. 흰 연기는 더욱 하늘 높이 치솟고 점심 식사 반주로 소주만 마시지 않았어도 산길을 뛰어 오를 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산 밑에서 발만 동동 구른다. (2005.04.05)
*산행기를 작성하는 이시각(16:32) 동해안 산불이 낙산사를 태우고 있다는 슬픈 소식을 접합니다.
빨리 산불이 잡히기를 간절하게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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