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수락산 암릉위에서 단잠에 빠진 아기 코끼리(수락산)

천지현황1 2005. 9. 19. 19:18
-수락산 암릉위에서 단잠에 빠진 아기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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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9 / 아내와

*장암역(09:40)-노강서원-석림사 -수락산 정상-620봉-탱크바위-동막골-당고개역(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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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전날 내리던 비 탓에 사패-도봉산 연계산행을  포기하니 오랜만에 딸아이까지 함께 하기로 한 가족산행인데 아쉽기만하다. 산행대신 주룩주룩 내리는 빗 속의 한강 둔치를 비옷을 입고 자전거 산책을 두시간 동안 다녀오니 조금 기분 전환이 되었지만 그래도 씁쓸하다.

 

 추석 쇠고난 오늘은 아내와 수락산과 불암산 연계산행을 하고자 정암역에 들어선다.승객들을  수락산역과 도봉산역에 적당하게 분산시켜 내려놓고 7호선의 종착역, 정암역엔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승객만 달랑 내린다. 그 틈에 우리도 끼여 노강서원 들머리를 찾아 들어선다.

 

 궤산정을 지나고 청풍정 터를 지난다. 조선 숙종때 실학파 서계 박세당의 자취가 서린 정자와 노강서원이 계곡의 풍광과 어울려 그림처럼 다가선다.







청풍정 유지-주추돌만 남아있다.

 



 

 

 노강서원을 지나 석림사 일주문을 들어선다. 드물게 보는 한글 현판이다. 석림사는 비구니들의 도량인가 보다. 수도가에서 비구니 한분이 야채를 씻는 모습이 보인다. 가람 배치가 오밀조밀하다. 게다가 야외 부처님은 어느 수도원의 여사제같은 기분이 든다.

 

 석림사의 연혁을 읽어보니 이 절은 1671년 조선 현종12년에 석현과 치흠이 창건한 절로 조계종 봉선사의 말사이다. 6.25전란 때 불에 타 비구니 스님 상인과 보각스님에 의해 중창된 절이다.

 


 

 



 

 


 




 

 

 절을 한바퀴 둘러보고 옆 계곡 등산로에 접어든다. 계류는 '졸졸졸' 노래하며 흐른다. 그제 온 비 때문인지 수량이  많아 계곡의 무명폭포들도 제법 폭포 소리를 내며 물을 내린다. 오름길엔 바위길도 있고 미끄러운 사암들이 많다. 철 난간을 군데군데 세우고 밧줄을 설치해 놓아  산객들의 등정을 돕는다.

 


 

 


 

 


 

 


 

 정상에 오르니 산객들로 빼곡하다. 기차바위를 다녀올까 하다가 그냥 올라왔는데 정상에 서니 다시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인다. 그러나 정상 부근 어느 등로도 갑자기 많은 인파로 붐빈다. 청학리에서 오른 산객, 수락산역 방향에서 오른 산객, 동막골에서 오른 산객 등 정상은 만원이다어제 추석도 지나고 하루 쉬면서 너도 나도 우리처럼 인근 산을 찾은 모양이다. 

 

 정상을 내려서며 수락산의 기암들과 만난다. 철모같이 생긴 바위, 조각 작품위에 얹어 놓은 듯한 바위, 종 바위, 하강바위, 코끼리바위 남근바위 등 눈을 들어 보면 물형을 닮은 바위들이 시야에  즐비하다. 

 

 필자는 원래 탐석을 한때 즐긴 적이 있었는데 1984년 충주댐이 수몰되기전 수석 산지인 남한강을 한 2년동안 샅샅이 밟은 적이 있었다. 그 때 산수경석과 물형석 몇 점을 탐석하여 소장하고 있지만, 우리 산하에서 만나는 기기묘묘한 물형들을 볼 때마다 더 감탄을 한다.

 

 삼각산 의상능선의 강아지바위, 이 곳 수락산의 아기 코끼리는 조각가가 빚는다 해도 이 형상보다는 못 하리라. 인위적으로 만들기에도 힘들텐데 자연은 비바람 풍화작용으로 기기묘묘한 갖은 형상의 자연물을 만들어 놓다니 그져 경외스럽기만하다.

 

 기암괴석을 올라서고 바라보며 한 참을 즐긴다. 운무 속에 솟아 오른 도봉과 삼각산의 봉우리가 산수화를 그린다. 산과 도시가 안개 속에 녹아나 모두 잠들어있다.

 

 오늘따라 산님들이 너무 많아 내림길 지체가 심하다. 동막골에 들어서서 한 참을 내려서서야 한적한 내림길로 들어선다. 그런데 아내의 새 등산화 신발이 복숭아뼈에 닿는지 자꾸 아프다고 하는 통에 불암산으로 건너가기가 좀 그렇다.  하는 수 없이 연계산행을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한다. 당고개에서 바라본 불암산의 모습은 아내를 보고 말없이 빙그레 웃고 있다.  (2005.09.19)

 

 #수락산에서 만난 기암괴석

 




 


                 운해속 저 멀리 도봉산과 삼각산 주봉이 살짝 모습을 나타 낼동 말동...

 


 

 


 

 


 

 


 


                                                        종바위

 

 
하강바위
     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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