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유혹, 12선녀탕 (설악산/장수대-12선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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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9 (일) / K 안내산악회 따라
*장수대(10:45)-대승령-12선녀탕 계곡-남교리(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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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을 만산홍엽으로 물들이는 단풍의 절정 예상 시기는?
9월 말경 설악 대청봉을 붉은 채색으로 물감을 찍기 시작한 단풍은 중청, 소청을 거쳐 산 아래로 거침없이 붓을 터치한다. 2주전 설악 대청에 물들던 단풍이 지난주 봉정암 가는 길에 붉은 단풍으로 채색되더니, 오늘은 서북주능에도 만산홍엽을 만들려고 붓을 대기 시작하고 있다.
하루에 40~50m씩 산을 붉게 물들이며 남하한다는 단풍 길이 설악산 단풍의 절정을 이루려 하고 있다. 참고로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예상하고 있는 금년 가을 설악 단풍의 예상 절정 시기를 알아본다. 그러나 예상시기는 조금은 오차범위가 있는 듯 하다.
(자료출처:국립공원 설악산 홈피)
# 대승폭포는
# 너덜길은 지루해도
장수대에서 대승령 오름길 2.7km는 경기 북부 국망봉 오름길을 연상케 한다. 처음부터 된비알로 비지땀을 훔치게 한다. 대승령을 지나 남교리로 발길을 돌려 안산 갈림길부터 12선녀탕을 만나는데는 너덜길로 쉽지 않다. 어제 살짝 내린 비 때문인지 너덜길 돌창은 하늘을 바라보며 삐쭉 빼쭉 돌출되어 있고 미끄럽기가 윤활유를 방바닥에 쏟아 놓은 것 같다.
3~4km의 지루한 너덜길을 내려서면 선녀탕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 어느 신의 손이 12선녀탕을 만들었을까?
내설악은 수많은 아름다운 계곡과 소(沼)와 담(潭)을 품고 장대한 여러 능선으로 하늘금을 그린다. 그 중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하는 12선녀탕 계곡 길엔 폭포와 탕의 비경을 품고 길손의 발걸음을 붙든다.
제우스나 헤라 같은 그리스(Greece)신이 한국 땅 설악에 강림하여 이토록 아름다운 선녀탕을 만들었을 리는 만무하고 누가 만들었을까? 그럼 우리 땅의 시조 단군(檀君)이 만들었을까? 대승령에서 골을 타고 내려온 물줄기는 억겁의 세월동안 그 단단한 화강암 암반을 뚫고 마름질하며 이 아름다운 탕을 만들었구나. 이건 분명 물(水)의 걸작이다. 선녀탕을 바라보며 물의 생명력과 물이 연출한 불가사의한 힘을 본다.
그런데 12선녀탕엔 왜 8탕만 있는가?
전설에 의하면 선녀들이 하강하여 목욕을 하던 곳이라 하여 선녀탕이라고 한다는데 처음엔 맑은 탕이 12개여서 12선녀탕이라고 했다는 전설이 구전되어 오고 있다. 나머지 탕은 억겁의 세월 속에서 수마되어 없어졌다고 하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탕이 처음부터 12개가 아니고 12선녀가 내려와서 독탕을 차지하면 12개였겠지만 큰 탕엔 둘, 셋씩 목욕도 했을 수 있지 않겠는가. 서로 등도 밀어 줘야 하니까.
독탕, 북탕, 무지개탕, 복숭아탕, 용탕 등 그 이름도 아름답다. 그 중에 복숭아탕이 제일 잘 생겼다. 복숭아탕에서 휘감아치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걸작을 감상하는 기분은 사진에서 보는 맛하고 또 다른 실감을 느낀다. 기묘한 파임에 넋을 앗긴다. 저 탕 속에 선녀와 단 둘이 나신의 몸으로 들어 앉아 있는 저 사내는 나뭇꾼일까? 환상 속에 물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 다시 또 언제 설악에 들꺼나
연이어 세 번 주말마다 설악의 품에 들었다. 나도 모르게 일주일 동안 설악을 그리다가 훌쩍 몸과 마음을 설악에 싣곤한다. 언제 늦 가을 안개 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밤길에 또 설악의 품에 조용히 안기고 싶다. (2005.10.09)
# 산행사진 모음
대승령-안산갈림길에서 본 내설악
남교리
내림길에서 본 안산
두문폭포
응봉폭포
복숭아탕의
여러모습
12선녀탕
12선녀탕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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