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향(懷鄕)
까치밥 하나 덜렁
늙은 감나무가 머리에 달고
붉은 잎새 다 떨군 채 군상떨고 서 있던
꿈에 본 어린 시절 고향 집 뜨락
산사의 저녁 예불소리
산까치가 물어오고
고즈넉한 빈촌 굴뚝엔
무시밥 짓는 연기 산을 오른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산사가는 외길 산길 오솔길가엔
한 송이 뱀딸기도 시절을 잃고
잠자던 능사 화사 다시 불러 모으고
소쩍새 부엉이도 스님따라
목탁치며 목청 껏 염불하는데
탐욕으로 얼룩진 낯 부끄러워
길손은 가던 길 되돌아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