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을 닮았다는 산세는 어디로 숨고 (홍천 공작산)
* 2009.06.07 / 공작고개(08:07)-공작산(09:22)-굴업리 안말(11:55) , 10.8km/3시간48분
홍천 공작산(887.4m)은 산세가 공작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아름다운 산 이름이다.몇 년전 산불 방지기간에 입산통제로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던 산인데 오늘에야 정상을 밟는다.공작고개로 오르는 들머리는 굴참나무 숲으로 걷기에 기분 좋은 길이다.멀리서 뻐꾸기가 울고 가까이에선 휘파람새가 공작새 대신 우리를 반기기라도 하는 듯 합창한다.숲 향이 내 품는 싱그러운 내음이 알싸하다.산들바람이 모두 숨어버린 숲 속은 땀을 훔치게 한다.
정상까지 오르는 능선 길은 진초록 참나무 잎이 조망을 가리고 오직 산 새 소리만 귓전을 울릴 뿐 숲 속은 고요하다.가끔 산님들의 두런두런 수다가 고요를 깬다.단체 산행시 늘 그러하듯 일행에서 떨어져 고요를 즐기고 싶은 맘으로 걸음을 늦춘다.정상은 그리 멀지않고 길도 순한 탓에 금방 정상에 닿는다.날머리 안말로 내리는 길은 7.3km로 꽤 길다.정상 아래 직벽 구간에서 살짝 미끄러진 탓에 손바닥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공작폭포를 만날 때 까진 길이 가파르고 꽤 미끄럽다.인적이 드문 탓인지 정글같은 길도 마주치고 계곡도 여러차례 넘나들고 나서야 날머리에 도착한다.공작을 닮았다는 산세는 이름 뿐, 나는 공작의 모습을 결코 보지 못했다.숲 속에 들어가서는 숲 의 모습을 볼 수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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